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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내부통제·사고 예방…KDB·IBK, 과제 ‘산적ʼ [포스트 2026 국감]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9 00:00

국민성장펀드 심사·남부권 투자 실효성 점검
상록수 수탁·배당 쟁점…외부업체 통제 보강

정책금융·내부통제·사고 예방…KDB·IBK, 과제 ‘산적ʼ [포스트 2026 국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대규모 정책자금 공급에 나선 국책은행들이 자금 집행과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지적받았다. 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의 외형은 확대됐지만, 실제 사업을 선정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관리체계의 보완 필요성이 드러났다.

한국산업은행(KDB)은 국민성장펀드 예비심사와 지역별 자금 배분, 상록수 관련 수탁업무가 쟁점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내부통제 쇄신 이후에도 외부인 사기 사고가 발생했고 정직자 급여 지급까지 논란이 됐다. 오는 22일 종합감사를 앞두고 정책금융의 집행 공정성과 내부통제 범위를 둘러싼 주요 현안으로 남았다.

펀드 심사·지역투자 과제

산업은행이 사무국을 맡은 국민성장펀드는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발굴 단계에서 자금의 향방을 결정하는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후관리위원회 신설을 의결했다. 투자 과정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검토하고 승인 이후 집행·회수 등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 당시 금융위는 10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험관리 기구의 확대가 사업 선정 절차의 공정성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국감에서 공개된 산업은행 관리 목록 268건 가운데 정식 신청서가 접수된 사업은 45건이었다. 지원 거절 122건 중 115건은 신청서 접수 이전에 분류됐다. 예비 단계에서 사업 적합성을 가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선별이 이 단계에 집중된다면 판단 기준과 절차의 일관성이 더 중요해진다.

심사 절차뿐 아니라 투자 대상의 폭도 쟁점이다. 9월 말 기준 AI·반도체 분야 승인액은 5조8976억원으로 전체의 32.7%였다.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산은 회장도 국감에서 제조 현장의 AI 도입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두 분야는 국가 전략산업인 만큼 초기 자금 집중에 정책적 이유가 있지만, 향후 중견·중소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까지 지원이 확대되는지가 관건이다.

국민성장펀드와 별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성된 남부권 지역성장지원펀드는 지역균형이라는 목적과 초기 투자 흐름 사이에 차이를 드러냈다.

지난 8월까지 집행된 774억원 가운데 남부권 투자액은 270억원, 수도권은 426억원이었다. 경북도 의무투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투자 기간이 남아 있어 초기 실적만으로 최종 의무투자 비율 미달을 단정할 수는 없다. 산은의 지역별 집행 실적 관리와 함께 의무투자 대상 및 관할 조정 여부도 남은 과제다.

22일 종합감사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예비심사의 객관성 확보 방안과 지역펀드의 실질적인 투자 확대 방향이 추가 논점이 될 수 있다.

상록수 수탁·배당 쟁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함께 지적받은 상록수 문제에는 채무자 구제와 금융기관의 과거 업무·수익이라는 두 갈래가 얽혀 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상록수의 채권은 다른 채무조정 제도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7월 새도약기금은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7235억원, 약 8만7000명분을 매입했다. 매입 채권의 추심을 중단하고 채무자 상환능력에 따라 소각·채무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채권 매입으로 장기연체자 구제에는 진전이 생겼지만 국책은행이 과거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별개 문제로 남았다. 국감에서는 산업은행이 상록수 수탁업무로 약 23년간 수수료 84억원을 받았고, 기업은행은 약 19년간 배당금 215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제기됐다.

다만 산업은행의 수탁업무 수행과 실제 채권 추심은 동일하지 않다. 수수료 수취만으로 산업은행이 추심을 직접 결정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업무 범위와 자산관리기관의 역할에 따라 책임의 성격도 달라진다.

반면 기업은행은 투자자로서 얻은 배당수익의 처리 문제가 중심이다. 장민영닫기장민영기사 모아보기 기업은행장은 국감에서 채무 상각 등을 통한 사회환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배당수익의 사회환원 방식과 활용 범위를, 산업은행은 실제 수탁업무의 범위와 관리 절차를 명확히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았다. 종합감사에서도 채권 정리 이후 각 기관의 역할과 국책은행의 공공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외부업체 관리 도마

기업은행은 지난해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된 이후 5개 부문 16개 과제의 'IBK 쇄신 계획'을 추진했다. 부점장급 이상 임직원의 가족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여신 사후점검 등 내부 임직원과 연관된 이해상충을 막는 조치가 중심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16개 중 13개 과제의 이행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6~8월 공시한 외부인 사기 혐의 금융사고 3건의 금액은 총 1110억3675만원이었다. 이 중 중국 현지법인 사고가 833억7604만원으로 가장 컸다. 현지 금융회사와 계약해 비대면 소액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대행업체가 대출 원리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은행과 직접 계약한 상대방 외에도 자금 흐름에 관여하는 간접 업체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해외법인에서는 현지 금융회사뿐 아니라 대출 실행과 회수에 참여하는 업체까지 거래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어 위험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부동산 허위분양 관련 사고에서도 금융당국에 사고를 보고한 이후 약 19억원의 추가 대출이 실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험 신호를 발견하는 것과 해당 정보가 실제 대출 취급 제한으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고 발생 이후 정보 전달과 거래 차단까지 연결되는 통제체계의 중요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지난해 쇄신안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당시 내부자 부당대출과 올해 외부인 사기는 사고 유형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임직원 중심의 이해상충 관리뿐 아니라 외부 협력업체와 해외법인으로 통제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성이 부각됐다.

장 행장도 국감에서 추가 통제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직접 계약하지 않은 대행업체의 위험 검증과 사고 인지 이후 거래 제한 절차가 주요 보완 대상으로 꼽힌다. 종합감사에서는 기존 쇄신안과 추가 통제장치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지가 후속 쟁점이다.

정직자 급여 징계 논란

기업은행은 금융사고 예방뿐 아니라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 기준에서도 논란을 맞았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직 처분을 받은 임직원 35명에게 총 6억원 넘는 급여가 지급됐다. 일부는 정직 기간 중 월 1000만원 이상을 받았다.

정직 중 급여 지급 자체가 곧바로 규정 위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직무에서 배제되는 중징계 기간에도 상당한 보수가 지급됐다는 점에서 징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는다. 급여 지급의 적법성과 징계에 따른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통제장치를 강화하더라도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내부통제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이번 논란은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개선 범위가 사고 예방뿐 아니라 적발 이후의 징계체계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 행장은 국감에서 관련 지적에 공감하며 빠른 시일 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정직 기간 급여의 항목별 지급 기준과 징계 사유·기간에 따른 보수체계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종합감사에서는 단순한 급여 삭감 여부뿐 아니라 징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 방향도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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