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8개 채권은행이 LG그룹이 제출한 기존 `LG카드 정상화 확약서`를 바탕으로 LG카드 자금지원 및 만기연장에 대한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이종휘 부행장은 "대주주인 LG그룹이 다음달중 3000억원, 내년 3월까지 7000억원등 1조원을 증자키로 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증자를 실시해 경영정상화 기반을 확고히 구축키로 했다"면서 "주요 채권금융기관은 LG카드 대주주의 자구노력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회사의 조기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유동성을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8개은행은 24일중 7.5%의 금리로 총 2조원규모의 여신한도(크레딧라인)을 열어주고 11월24일부터 향후 1년간 돌아오는 LG카드 채권 만기도 연장해줄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채권단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문제 재발 등 경영정상화가 안될 경우 계열주가 보유한 LG카드 지분을 소각하고 채권단이 지원한 2조원을 출자전환해 LG카드를 전략적투자자에게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G카드가 언제까지 정상화돼야 한다는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정상화여부는 채권단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유동성위기가 재발하면 언제든 LG카드의 매각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마지막까지 요구했던 구본무닫기

이 부행장은 "확약서의 내용이 일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협상이란 원래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중 일부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원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금융시장 정상화 노력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가 제출한 확약서에는 ▲LG카드가 보유한 10조4000억원규모의 매출채권과 ▲구본무회장이 보유한 (주)LG지분 5.46%(21일 종가기준 1327억) ▲계열대주주가 보유한 LG카드지분 16%와 LG투자증권 지분 4.4%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내년 3월말까지 7000억원 증자와 관련해서는 LG투자증권이 책임지고 총액인수 방식으로 틀림없이 자본확충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유동성위기가 재발하는 등 LG카드의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채권은행이 판단할 경우 담보로 제공된 LG카드의 주식을 전량무상소각키로 했다. 이와함께 이같은 약속을 위반할 때는 제공한 담보를 포기하기로 했다.
한편, 한 은행장은 "은행권이 요구했던 구본무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은 끝내 확약서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오늘 오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동의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채권단 다른 고위관계자도 "기분 나빠서 더 이상 말하기도 싫다"며 "시절이 어느 때인데 이런 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동의서 접수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강압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이 부행장은 "금융감독당국의 압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