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투자신탁까지 시장에 참여할 경우 향후 퇴직연금시장의 경쟁양상이 철저한 수익률 게임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금융권별 차별화보다는 금융기관 우열내지는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금보장문제로 1년간 늦춰졌던 은행권의 퇴직신탁판매가 지난 27일부터 본격화되면서 생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생보업계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이날 하루 은행권에 유입된 퇴직신탁만 600억원을 상회, 지난 주말까지 1주일간 실적만도 어림잡아 1000억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1년간 준비해온 누적치라는 점에서 자금유입량이 앞으로는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실적이라는게 생보업계의 반응이다.
첫날 실적을 분석하면 하나, 한미은행이 50억원씩 서로 맞교환한 수치가 들어 있는 등 일부 허수도 포함돼 있으나 어쨌든 생보업계의 한달실적에 맞먹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손보사들의 퇴직연금시장 점유율이 불과 5~6%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할때 이같은 은행권의 선전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생보사들은 은행들이 퇴직신탁을 판매하면서 핵심경쟁요소인 수익률수준을 생보사들이 현재 판매하고 있는 8.5%수준으로 책정, 보수적으로 임하고 있는데도 이같은 대규모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 퇴직신탁이 초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보업계는 상품경쟁력보다는 주거래은행제등 금융구조적요인에서 비롯되는 은행권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은행권의 시장잠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판매하고 있는 원리금배당형외에 실적배당형을 오는 5월경으로 앞당겨 시판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적배당형을 판매할 경우 수익률이 결정적 경쟁요소로 작용할 것이고, 자산운용능력 등에서 은행권에 비해 뒤질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경우 은행과 보험사들간 수익률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정 금융권으로의 자금유입 현상보다는 회사별 전략이나 브랜드 이미지등에 의한 금융기관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