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 의미에서의 방카슈랑스는 은행창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은행이 수수료를 챙기는 형식. 이와 관련 국내생보사들은 다수의 은행들과 업무제휴를 맺고 방카슈랑스에 대비는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생보사들의 업무제휴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방카슈랑스와는 거리가 멀다.
은행창구를 통해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점포 한 곳에 보험데스크를 설치, 자사직원들을 배치하고 은행을 찾은 고객을 상대로 자사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말하자면 지정한 의미의 방카슈랑스를 이행하기 위한 전단계에 해당된다.
문제는 국내사들이 이처럼 방카슈랑스에 대해 소극적 대응에 머물고 있는 반면 일부외국생보사들은 한발 앞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 예들들어 ING생명과 주택은행은 지분출자와 경영진교환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방카슈랑스를 추진중이고 알리안츠제일생명도 최근 하나은행의 대주주로 참여, 국내생보사들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ING생명의 경우 올해안에 주택은행 점포 30여곳에 보험데스크를 설치운용한다는 다소 의욕적인 전략을 준비중. 외국사들도 아직 보험데스크를 운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지분참여등으로 은행측과의 상호이해를 충족시키기가 훨씬 수월한 잇점이 있다.
이같은 외국생보사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대해 국내생보사들은 한마디로 속수무책. 다수의 은행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보험판매데스크를 설치하고는 있으나 외국사들과의 근본적인 입장차이때문에 제한적인 시도에 그치고 있고 임대료문제등으로 그마저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방카슈랑스는 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판매를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1~2년내에 보험판매데스크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고 이경우 설치비용만 날리게 된다는 부담도 있다.
보험판매데스크 한 곳을 설치하는 비용만 대략 100만원, 매달 관리비 및 인건비를 포함할 경우 실익이없다는 계산이다.
반면 외국생보사들은 지분참여등을 통해 은행측과 실질적인 업무협조가 가능한 잇점 때문에 계약조건이나 판매방식등에서 훨씬 진전된 형식을 취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은 은행지분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최근들어 역차별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나마 대형생보사들은 브랜드이미지 때문에 부담을 덜 느끼고 있으나 소형사들은 향후 사활을 좌우할 변수가 될수도 있어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다. 제도적인 보완등 보다 긴 안목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