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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본업 막아놓고 포용금융을 말할 수 있나 [기자수첩]

옥준석 기자

okmone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3 00:00

대출 지원 대신 투자 수익 의존도 높여
서민금융 공급과 가계대출 규제의 충돌

▲ 옥준석 기자

▲ 옥준석 기자

[한국금융신문 옥준석 기자] 본업을 막아놓고 포용을 말할 수는 없다. 저축은행의 본업은 유가증권 투자가 아니라 서민 대출이다. 그러나 6.27 대출 규제 시행 1년, 총량에 묶인 서민금융 최전선 저축은행은 요즘 대출이 아닌 주식으로 돈을 번다.

정부는 포용금융을 국정 기조로 내걸었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해 저축은행 역할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주문했고, 올해부터는 정책서민금융 손질에도 나섰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을 본업으로 하는 저축은행에 일률적 총량 규제를 적용하는 순간, 포용의 통로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공급을 늘리라 하고 다른 쪽에서는 총량을 조이는 정책이 계속되는 것이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과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의 전 금융권 확대로 요약되는 6.27 대출 규제는 지난해 과열된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겨냥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제도권 자금 창구의 마지노선인 저축은행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자산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의 총여신 합계는 36조390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59% 감소했다. 5개 사 모두 줄었다.

역설적으로 5개 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618억원)의 2배를 넘었다. 그러나 이는 본업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낸 이익이다.

올해 1분기 순익 1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126억원)의 7.8배로 뛰었다. 유가증권 평가·처분이익이 11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급증한 영향이다. 반면 업권 자산 1위인 SBI저축은행은 유가증권 수익보다 본업을 지킨 결과 순익이 되레 줄었다.

문제는 그 사이 서민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중대형 저축은행 31곳의 신용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차주 수는 207만4000명으로 1년 새 8만8000명 늘었고,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율은 76.1%까지 치솟았다.

1인당 대출은 잘게 쪼개지고 부채의 질은 나빠졌다. 평균 신용대출 연체율도 6.93%로 1년 새 0.54%p 올랐다. 상환 여력이 가장 약한 계층부터 흔들린다는 뜻이다.

채산성이 떨어지니 심사는 보수화되고, 중·저신용자부터 떨어져 나간다. 밀려난 차주는 대부업의 문을 두드리고, 그마저도 안 되면 불법사금융으로 쫓겨난다. 규제의 끝자락, 가장 취약한 차주는 불구덩이 위에서 작두를 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 공급 실적과 연동한 총량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 예외 인정처럼 정책 목표와 규제 수단을 정합시키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때다.

저축은행의 본업은 유가증권 투자가 아니라 서민 대출이다. 본업을 막아놓고 포용을 말할 수는 없다.

옥준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okmone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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