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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울산 현장 달려간 SK이노 장용호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9 05:00

그룹내 손꼽히는 ‘재무·전략통’
장단 과감히 교체 긴장 극대화
대적 변화 앞서 조직 다잡기?

새해 첫날 울산 현장 달려간 SK이노 장용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그룹 리밸런싱을 주도하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새해 첫 행보로 현장을 선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정유·화학 업황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장 총괄사장은 지주사 겸임 체제를 통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한다.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인적 쇄신과 구조조정 고삐를 죄며 ‘군살 빼기’를 넘어선 근본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년 만에 울산 CLX 신년 현장으로

장용호 총괄사장은 지난 1일 새해 첫날부터 주력 생산기지인 울산 콤플렉스(CLX)를 찾았다. 회사는 장 총괄사장이 현장 근무자들과 같은 겨울용 근무복을 입고 이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장 총괄사장은 “세대교체와 강화된 안전관리로 현장에서 노고가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빠른 시일 내에 완수하자”고 말했다.

울산 CLX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 SK이노베이션 계열 정유·석유화학 생산시설이 모여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다. 지난 2018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 본격화에 앞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전 총괄사장이 이 곳을 새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선택한 적이 있다.

장 총괄사장이 올해 첫 행보로 울산 CLX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대대적 변화를 앞두고 어수선해진 조직을 다잡기 위한 의도는 아닐까.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이다.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핵심 투자 사업인 배터리(SK온)는 전기차 캐즘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본 투 그린’을 내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해 기존 탄소 중심 사업 구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다년간의 공격적 투자로 재무 부담도 심화됐다.

이례적 겸임으로 ‘리밸런싱’ 속도

장용호 총괄사장은 SK그룹에서 손꼽히는 ‘전략통’이다. 지난해 5월 SK이노베이션에 긴급 투입됐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9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 석유사업기획부문으로 입사했다.

이후 그룹 지주사인 SK㈜로 자리를 옮겨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SK㈜에서 LNG사업담당, 포트폴리오2실장, PM(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2부문장 등을 거쳤다. 특히 2015년 OCI로부터 반도체 소재사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대표이사를 지내며 최고경영자(CEO)로서 경력을 쌓았고, 2024년 SK㈜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SK㈜ 대표 취임 이후에는 비주력 자산을 선별해 정리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에 집중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부임한 최창원닫기최창원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내세운 핵심 과제이다. 재계에서는 SK가 계열사 간 경쟁적 중복 투자로 이른바 ‘원칙 없는 사업 확장’에 따른 재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장 총괄사장은 이러한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SK㈜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을 이끄는 자리를 겸임한다. 이례적 겸임 결정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사업 구조 전환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장 총괄사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운영 개선(New Operation Improvement)을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계열 공급망을 최적화해 정유·화학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사장단 교체...조직 긴장감 극대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과감히 교체하며 조직 전반 인적 쇄신에 나섰다.

박상규 전 사장 체제에서 대대적 리더십 교체가 단행된 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칼을 빼 들며 조직 내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유와 화학 사업 결합이다.

SK에너지 김종화 사장이 SK지오센트릭(석유화학) 대표를 겸직하게 된 것이다. 1)1) 

장 총괄사장이 강조해 온 ‘정유·화학 통합 밸류체인 최적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지오센트릭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조정 기로에 섰다.

기존 최안섭 사장이 부임 1년 만에 물러나고 김 사장이 양대 주력 사업을 동시에 맡게 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SK온에는 포트폴리오 전문가 이용욱 사장이 선임됐다. 장 총괄사장이 걸어온 길 바로 뒤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SK㈜로 이동해 PM2부문장 등을 거쳤고,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대표를 역임했다. 적자 구조 탈출이 시급한 SK온에는 신뢰할 수 있는 인사를 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흡수합병과 사내독립법인(CIC)으로 운영되는 SK엔무브까지 포함하는 구조조정을 겪고 있어 사업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사장이 이 역할을 전담하고, 기존 SK온 대표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본업에 집중하는 투트랙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적 쇄신과 더불어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산 효율화 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보령 LNG터미널 경영권, 코원에너지서비스 지분 및 부지, 기체 분리막 전문업체 에어라인에 대한 투자지분 등을 매각했다.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 IET에 대해서는 지분 일부 매각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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