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온투업체의 저주…반복되는 대표 비위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잘나가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체의 저주가 있는 걸까. 유독 업계 선두를 달리는 곳에서 대표가 비위 행위를 저지르는 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2 형사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온투업체 B사 전 대표이사 A씨에 대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약물치료 40시간, 추징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창업 후 약 7년 만에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는 A씨가 돌연 자취를 감춘 건 지난해 8월이다.
2023년 8월 23일 B사는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A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모두 사임한 뒤 핸드폰 번호도 바꾸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후 7개월 뒤인 2024년 1월 23일 한 언론을 통해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고 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그가 갑작스럽게 사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그의 개인적 일탈이 드러나면서 과거 잘나가는 온투업체가 대표의 잘못된 선택으로 한순간에 신뢰를 잃은 일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동산금융 혁신 사례로 꼽혔던 팝펀딩은 투자금 돌려막기와 허위 광고로 1200억원에 달하는 소비자 피해를 낳았다. 신현욱 팝펀딩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 3명은 사기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2020년 7월 구속기소 됐다.

팝펀딩은 P2P(개인간)금융이 태동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대부업 형태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사실상 최초 P2P 펀드를 선보인 온투업 1세대인 셈이다.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위원장은 기존 금융권 대출 관행을 깬 혁신 사례로 팝펀딩을 극찬하기도 했다.

앞서 2018년 P2P업계 2위를 달리던 루프펀딩은 당시 대표였던 민씨가 투자금 약 400억원을 멋대로 사용해 8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루프펀딩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주로 취급했는데, 대표가 자주 거래하던 한 건설사 대표와 짜고 투자금을 회사 채무 변제와 선순위 투자자의 원금 및 이자로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자행했다. 민 전 대표는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