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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④ LG] 구광모 회장, 친환경 배터리·디지털로 ESG 경영철학 구현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30 00:00 최종수정 : 2020-11-30 18:38

배터리 고공성장…‘윤리적’ 구매망 강화
석유화학 부문 친환경 소재 개발 매진

▲사진: 구광모 LG 회장

▲사진: 구광모 LG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이 배터리·디지털 신기술에 집중 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최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구 회장의 ESG 경영철학이다.

구 회장은 올해 9월 계열사 사장단이 모인 자리에서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받기 어렵다”면서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경영화두인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해 각 개인의 일상을 파고드는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주문으로 이해된다.

LG전자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촉진’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또 디지털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더라도 친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한다는 윤리적인 의미도 강조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LG화학이 이슈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LG화학 부회장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재 수준으로 억제하면서 기업 성장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글로벌 모든 사업장을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가동하겠다는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별 친환경 성장 전략도 구체화했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은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LG화학은 지난해 친환경 사업에 한정해 투입할 수 있는 그린본드를 통해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화학사 가운데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배터리 완제품 뿐만 아니라 생산부터 판매 이후까지 환경·사회와 연계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우선 소재 공급망 관리 체계를 새롭게 짜고 있다. LG화학은 외부 기관과 함께 인권·환경 문제가 걸린 소재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배터리 핵심소재인 코발트는 원산지에서 아동노동 착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완성차기업인 폭스바겐·BMW 등은 문제가 있는 소재를 채택한 배터리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LG화학이 공급망 관리에 힘을 싣는 것도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서는 현대차그룹 등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전기택시의 배터리를 전기차 충전기로 활용하는 신사업이다.

이 같은 구상은 정부로부터 규제특례를 승인받았다. 기존 석유화학사업에서는 친환경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식품 포장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100%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제품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자연에서 썩을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성능 유지를 위해 일부 화학제품을 첨가해야 했다.

LG화학이 새롭게 개발한 제품은 100% 자연소재로 만들면서도 성능을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한 수준까지 구현했다. 오는 2025년 본격 양산에 도입해 신소재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관련 사고는 ‘옥의 티’다.

지난해 4월 LG화학은 여수산업단지 내 사업장에서 배출가스를 조작하다가 정부 당국에 적발됐다.

올해 5월 인도에 위치한 LG화학 계열사 LG폴리머스 공장에서 가스 누출이 발생해 인근 주민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달 국내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사상자가 나왔다.

구 회장은 대산공장 사고 직후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을 긴급히 방문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른 총수들에 비해 공식적인 현장행보를 자제하는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볼 때 이례적인 행보다.

그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봤다는 해석이다. 당시 구 회장은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 환경, 품질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라며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실제 사고 여파 때문인지 LG화학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올해 ESG평가 환경부문에서 C(취약)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이후 LG화학은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진단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전사 환경·안전 체계를 마련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겠다는 ‘M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배구조 분야는 LG그룹이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 회장은 ㈜LG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4대그룹 가운데서는 현대차가 이 같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 맡긴 삼성전자·SK와는 다른 행보다.

LG 핵심계열사는 대표이사·의장을 분리하는 추세지만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LG그룹에서 각 계열사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 핵심 계열사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총수직에 오른 구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한 조치였을 것”이라며 “책임경영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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