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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회장 취임 1년 ‘안전’ 의지…조민수 사장 ‘안전총괄’ 승진 발령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00:00

현장 ‘안전 강화ʼ 의지 밝혀
노사갈등·승계재원 등 숙제

▲ 정기선 HD현대 회장

▲ 정기선 HD현대 회장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HD현대 회장이 취임 1년 동안 실적에서 성과를 냈지만, 아직 풀지 못한 숙제도 남았다.

신년사에서 ‘물거품’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조한 안전은 잇따른 사망사고로 흔들렸고, 노사관계는 4년 연속 파업 끝에 마련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매듭을 짓지 못했다.

석유화학 재편 안착과 중국 업체의 추격, 지분 승계 재원 마련도 기다리고 있다.

‘물거품’ 경고에도 이어진 사망사고

정기선 체제가 1년 만에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 중 하나가 안전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독보적 기술’, ‘두려움 없는 도전’과 함께 ‘건강한 조직’을 화두로 제시하며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룹은 앞서 지난해 12월 ‘HD현대 세이프티 포럼’을 열고 ‘신안전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현장에서는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7월 울산조선소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협력업체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졌고, 같은 달 군산조선소 판넬공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가 같은 유형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같은 달 29일부터 사흘간 ‘안전 셧다운’에 들어갔으며, 30일과 31일에는 전 사업장 생산을 멈추고 위험성 평가와 고위험 공정 점검을 다시 진행했다. 안전 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후 사업장 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울산 사업장 내 복지시설 보일러 기계실에서 근로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과 중대재해 해당 여부는 관계 기관이 조사하고 있다. 셧다운과 정부 감독으로도 사고 고리를 끊지 못한 것이 ‘2년 차 회장’ 정기선의 첫 번째 과제가 됐다.

이에 HD현대는 지난 7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장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명확히 밝혔다. 조선 현장 전문가인 조민수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안전총괄 대표이사에 내정했고, 건설기계 현장 전문가인 박찬혁 HD현대사이트솔루션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매년 부결되는 잠정합의안

노사 관계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부터 22차 교섭을 벌여 30일 오전 4시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120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2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격려금 200%+1100만 원(상품권 100만 원 포함),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자녀 출산 축하휴가 확대(10일→20일) 등이 담겼다. 회사는 조합원 1인당 평균 보상이 405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061만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은 지난 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전체 조합원 8100명 가운데 754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은 47.58%에 그쳤다. 고정급 인상 폭과 성과급 산정 체계에 대한 불만, 특히 노조가 요구해온 ‘영업이익의 최소 30% 성과배분’ 조항이 빠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쟁점은 조선 호황에서 비롯된 성과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교섭 과정에서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 성과배분 등 고정급 중심 인상을, 회사는 격려금 등 변동급 중심의 보상을 내세웠다.

고정급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다는 회사와 일시적 격려금보다 불황에도 안정적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노조 입장이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지난달 2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18일에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2년 9년 만에 무분규로 교섭을 타결했지만,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파업이 이어졌다.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게 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성과 배분’ 방식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석화 안착·중국 추격·승계 재원 등 과제 산적

사업 부문 과제는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론 석유화학 재편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통합법인 H&L어드밴스드에 각각 6000억 원씩, 모두 1조2000억 원을 출자했다.

통합 전 HD현대케미칼 MX·HPC 시설 대출 약 1조9000억 원은 구조혁신 자율협의회를 거쳐 2029년 이후로 상환이 미뤄졌다.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구조조정 등 자금 소요를 감안해 배당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재편이 실질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중국 추격도 거세다. 사업 재편이 추진 중인 석유화학을 비롯해 조선·건설기계 등 부문에서 HD현대는 중국 기업들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국은 이미 수주량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앞서 있으며, 이제는 품질과 기술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거센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분 승계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정 회장은 지난달 3일 부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지분 3.54%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6.12%에서 9.67%로 높이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약 35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정 이사장 남은 지분(23.05%)까지 넘겨받으려면 2조 원 이상 세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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