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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사이트솔루션, 인도 시장 공략 위해 ‘877억’ 승부수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2 17:00 최종수정 : 2026-09-02 19:03

인도 시장 성장하고 있지만 공장은 포화 상태
검증된 현지 인프라 활용해 ‘시너지 효과’ 모색

송희준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송희준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인도 내 산업차량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결단에 나섰다. 자회사 HD건설기계가 가진 인도 법인에 877억 원을 투입하며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도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공장이 지닌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독자적으로 공장을 세우는 것보다 검증된 현지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HD건설기계 인도법인, 유증 통해 877억 조달

HD사이트솔루션은 지난달 31일 HD건설기계 인도법인(HD Construction Equipment India)에 877억 원을 투입했다. 이로써 HD건설기계 인도법인은 특정 대상에게만 새 주식을 발행해 파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새 주식은 HD건설기계 최대주주(지분 35.89%)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전부 사들인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그룹에서 지게차 등 산업차량 사업을 맡고 있는 회사로, 조달한 돈은 전액 인도에 산업차량(지게차)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 데 쓰인다.

2026년 5월 인도 굴착기 시장 점유율. /자료=건설기기업계

2026년 5월 인도 굴착기 시장 점유율. /자료=건설기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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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커지고 있지만 공장은 포화 상태

인도는 HD건설기계에게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인도 판매량은 2022년 4800대에서 지난해 7200대로, 3년 만에 50% 늘었다. 수출량도 2021년 220대에서 지난해 870대로 4배 가까이 뛰었다. HD건설기계는 현지에 지사 6곳, 지역사무소 5곳, 판매 대리점(딜러사) 39곳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잘 팔리지만, 공장 가동능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연간 생산능력 2만7000대 규모인 한국과 연 2만대 수준인 중국 공장 합산 가동률은 생산능력 절반 수준인 반면, 연간 생산능력 9000대인 인도 공장만 유일하게 생산능력을 초과해서 돌아가고 있다.

이에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까지 인도 굴착기 공장 생산능력을 1만3000대로 두 배 늘릴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건 이번에 짓는 산업차량(지게차) 공장과는 별개의, 기존 굴착기 라인 증설 계획이다.
시장 점유 경쟁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HD건설기계는 지난 5월 인도 굴삭기 시장에서 월간 시장 점유율 20.5%로 1위에 올랐다. 이는 기존 인도 시장 내 강자인 영국 JCB(19.5%)와 일본 타다 히타치(18.4%)를 제친 것이다. 또한 저가 전략을 통해 공격적 확장을 펼친 중국 사니(11.5%)와는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벌렸다.

다만 인도 지게차 시장 경쟁 구도는 굴착기와는 다르다. 굴착기 쪽 경쟁사가 히타치·타타인 것과 달리, 주요 지게차 브랜드는 인도 현지업체 고드레지(Godrej Enterprises Group), 독일계 키온 인디아(KION India), 일본계 도요타 머티리얼 핸들링 인디아(Toyota Material Handling India) 등이다.

인도 시장 자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건설기계 시장은 2022년 66억6000만 달러에서 2030년 132억1000만 달러로 두 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차량(지게차) 시장도 연평균 5~6%씩 커져 2033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증된 현지 인프라 활용

시장 전망은 밝지만 이미 HD건설기계 공장이 굴착기 생산만으로도 포화 상태였던 만큼,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인도에 산업차량 공장 건설을 검토했다.

하지만 결국 신규 진입보다는 이미 인도 공장을 잘 운영해온 기존 공장에 투자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는 부지, 인력, 행정 경험 등 이미 완성된 현지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이를 통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최대 5000대 규모 산업차량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방식은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게차 생산라인을 기존 굴착기 공장과 한 곳에 합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장을 바로 옆에 짓기보다는 인근에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국내 공장과 유사한 형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2년부터 930억원을 들여 울산캠퍼스를 정비해왔고, 지난 6월 이를 마무리하며 건설기계 부품과 산업차량 생산을 한 곳에 통합해 산업차량 생산능력을 연 2만 대에서 2만4000대로 늘렸다.

이번 인도 투자 자금 용도가 생산기지와 R&D센터 구축인 만큼, 이는 울산 모델과 구조적으로 같다. 국내에서 검증한 방식이 해외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번에 짓는 인도 공장에서 만든 지게차는 인도 내 판매로 끝나지 않는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내수뿐 아니라 주변 신흥국까지 수출을 확대하며 산업차량 글로벌 성장 기반도 확보할 예정으로, 인도 현지 우수 인력을 통한 연구개발 기능도 확대했다.

이는 원가 경쟁력을 살려 제조한 후, 신흥 시장에 되파는 기존 굴착기 사업 전략을 지게차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사는 인도 법인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세계 톱 티어 메이커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인도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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