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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 변신' SK에코플랜트, 건설 전통사업은 ‘손실’…향후 과제는?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8 14:09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옥./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옥./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앞세워 빠르게 체질을 바꾸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4650억원까지 늘었지만 기존 건설사 전통사업에서는 223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공시했다.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반도체와 AI 인프라 분야의 설계·시공 역량을 한데 모아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합병은 SK에코플랜트가 기존 건설회사에서 첨단산업 인프라 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고도화하면서 그룹 차원의 AI 사업 확대에도 대응하는 모습이다.

실적은 사업 전환의 효과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164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으로 전년 2141억원보다 584.2% 급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사업 정체성을 ‘반도체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설명한 만큼 이번 실적을 견인한 것은 전통적인 건설사업이 아닌 반도체로 나타났다. 회사는 사업부문을 기존 하이테크·환경·에너지·솔루션에서 ▲하이테크 ▲가스앤머티리얼 ▲애셋라이프사이클 ▲솔루션으로 재편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애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이다. 이 부문에서 영업이익은 1조43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약 98%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도체 모듈 제조·유통과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이 포함된 사업이다. 핵심 계열사인 에센코어의 성장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 메모리를 활용해 D램 모듈과 SSD 등을 생산하고 자체 브랜드 ‘클레브(KLEVV)’로 판매한다. 최근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관련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소재 분야도 넓혔다.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편입하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부터 생산시설 건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반도체와 AI를 연결하는 하이테크 사업도 성장세다.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069억원·영업이익이 172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매출 2151억원·영업이익 121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 반도체로 웃었지만…건설사업은 수익성·품질 과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확보한 경험을 AI 데이터센터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기술, EPC 조직을 통합한 ‘AI 데이터센터 사업단’을 신설했다. 전력과 냉각·통신 등 복잡한 설비를 요구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역량을 내재화하고 공법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이다.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부평 데이터센터 등이 대표적인 수행 사례다. 특히 부평 데이터센터 2차 사업에는 고밀도 AI 설비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공급 방식과 액체냉각 기술 등이 적용됐다. SK그룹이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구상을 제시한 것도 사업 확대의 기회로 꼽힌다.

문제는 기존 건설사업이다. 주택·건축·인프라와 연료전지 등을 담당하는 솔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8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익은 지난해 750억원 흑자에서 올해 2230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전년 영업이익 비중이 35.01%였던 상황과 대비해 올해는 -15.22%로 크게 줄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은 회사가 지식산업센터 미수금 등에 대한 충당부채를 설정하면서 예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영향이기도하다.

SK에코플랜트가 건설사업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택사업은 서울과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0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했고, 6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삼성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을 확보했다. 두 사업의 총도급액은 약 4096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만의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1구역을 재개발한 ‘드파인 연희’를 시작으로 노량진6구역과 노량진2구역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최근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럭스오션SK뷰’에서는 지난 7일 한 세대의 외벽 테라스 구조물과 석재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신축 아파트의 안전성과 건설업계 전반적인 시공 품질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최종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도 주목된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전환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 소재와 모듈 사업이 실적을 끌어올리고, 반도체 팹 건설 경험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반면 기존 건설사업은 수익성과 품질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됐다.

반도체·AI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수록 주택과 일반 건설사업의 경쟁력까지 뒷받침돼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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