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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선별수주가 대세…목동·여의도·성수 등 단독수주 가능성↑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5 09:00 최종수정 : 2026-08-17 19:05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대형 건설사의 단독 입찰이 잇따르면서 선별수주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조원 규모의 사업장에서도 경쟁입찰이 무산되면서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사업성과 수익성을 우선하는 모습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와 양천구 목동10단지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경쟁입찰이 잇따라 유찰됐다.

성수3지구는 삼성물산이 두 차례 연속 단독 응찰하면서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목동10단지도 현대건설이 1차 입찰에 단독 참여하며 유찰됐다. 2차 입찰에서도 단독 응찰이 이어질 경우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 성수3지구·목동10단지…수조원 사업도 단독 응찰

성수3지구 재개발은 성동구 성수2가1동 572-7번지 일대 11만4198㎡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공동주택 2213가구를 비롯해 부대복리시설과 복합상업시설, 공공청사 등이 들어선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약 1조8275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성수3지구를 한강변 대표 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에서 협업한 영국 건축설계사 포스터+파트너스와 다시 손잡았다.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면서 구조 안전성과 채광을 확보하는 설계를 제안할 예정이다. 수변공원과 단지를 연결하는 데크형 조경시설도 계획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입지적 장점을 살려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목동10단지도 대형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2160가구를 최고 40층, 4248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 예정 공사비는 약 2조6135억원으로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목동10단지 수주에 공을 들였다. 지난 3월 단지 인근에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 전용 공간인 '디에이치 목동 라운지'를 열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건축설계사 모포시스와 글로벌 통합 디자인 그룹 사사키를 설계 협업사로 선정했다. 하이엔드 주거상품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여의도·성수·목동까지…특정 건설사 중심으로 수주전

단독 입찰 흐름은 다른 대형 정비사업장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5일 입찰을 마감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최고 59층, 2491가구로 재건축한다. 공사비는 1조2000억원을 웃돈다. 여의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정비사업이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가 참석했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뚜렷한 수주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여의도 광장아파트에서도 경쟁입찰이 무산됐다. 조합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두 번째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만 참석해 최종 유찰됐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두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합은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뒤 오는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수의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1일 입찰을 마감하는 성수2지구와 목동12단지도 특정 건설사가 앞서고 있다. 공사비 2조137억원 규모인 성수2지구는 DL이앤씨가, 1조7888억원 규모인 목동12단지는 GS건설이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참여했다. 그러나 실제 경쟁입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러 건설사가 설명회에 참석해도 최종 입찰 단계에서 사업성을 따져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에도 주요 사업장의 입찰이 이어진다. 여의도 목화아파트는 다음달 4일 재입찰을 진행한다. 1차 입찰에 삼성물산만 참여한 만큼 2차에서도 단독 응찰이 이뤄지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 목동8단지도 대우건설 단독 행보…설계 경쟁력 승부

목동8단지는 다음달 22일 입찰을 마감한다. 대우건설이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세계적인 조경설계 그룹 '슈퍼매스스튜디오'와 손잡고 목동8단지에 수목원 같은 조경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슈퍼매스스튜디오는 공공공간과 도시 오픈스페이스, 대규모 주거단지와 복합개발 프로젝트 등을 수행해온 설계기업이다.

대우건설은 세계적인 조경 디자인 역량을 목동8단지에 적용해 입주민이 일상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주거공간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슈퍼매스스튜디오는 핀란드 헬싱키 사우스하버와 뉴욕 라과디아공항 터미널 B 컨코스 파크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자연과 도시,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설계 철학을 앞세워 다양한 랜드마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목동8단지에는 '리빙 아보리텀(Living Arboretum)' 개념을 적용한다. 단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수목원처럼 구성하고 12개 테마별 수목 컬렉션을 조성한다. 또 '나무의 도시' 목동의 정체성과 교육도시라는 지역 특성도 조경에 담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태적·경관적 가치가 높아지는 프리미엄 조경 랜드마크를 목표로 한다.

대우건설은 앞서 최고 높이 180m, 49층 규모의 목동8단지에 영국 런던 기반 구조설계·엔지니어링 기업 ARUP과 협업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공사비·금융비용 부담…'많이'보다 '제대로' 따진다

대형 건설사들이 수조원대 사업장에서도 경쟁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확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은 커졌다. 시공권을 확보하더라도 공사 과정에서 원가가 예상보다 상승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경쟁입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공사비와 금융조건, 특화설계 등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설계와 홍보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도 상당하다.

특히 사업 규모가 클수록 경쟁 비용 역시 커진다. 수조원대 사업장에서 수주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비용만 투입하고 실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경쟁사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업장보다 사업성이 높고 수주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특정 건설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장에는 굳이 다른 건설사들이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다"며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경쟁하기보다 사업성이 확보되는 곳을 선별해 수주하려는 경향이 점점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많을수록 공사비와 금융조건, 특화설계 등을 비교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대로 단독 입찰에서는 경쟁 효과가 사라져 조합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경쟁사가 없는 만큼 추가적인 조건 개선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대형 정비사업일수록 금융지원과 특화설계, 공사비 조건 등을 놓고 협상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단독 입찰이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과열된 수주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합원 갈등을 줄이고 시공사 선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수주전을 치러야 좋은 조건이 제시되기 때문에 무조건 경쟁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시공사가 수주전에 투입한 비용을 결국 사업비에서 회수해야 하는 만큼 경쟁이 과열될수록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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