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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잔혹사’ 코오롱티슈진…‘인보사 악몽’ 떨칠까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8 14:18

임상 3상 1차 지표 달성 실패에 주가 하락
‘내부 정보 유출·자체 통계 분석 논란까지
오너가·경영진 주식 매입…2차 결과에 사활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가 최근 ‘TG-C(옛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연구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 주주서한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코오롱티슈진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가 최근 ‘TG-C(옛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연구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 주주서한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코오롱티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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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또다시 ‘임상 잔혹사’에 갇히는 모습이다.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연구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의 1차 지표 미충족으로 품목허가 및 상업화 일정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회사는 시장의 신뢰 추락과 기업가치 훼손 위기에 봉착했다.

오너가·경영진 사재 출연…자사주 매입 나서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7일 노문종·전승호 공동대표이사 명의로 작성한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방위 수습책을 제시했다.

전승호 대표는 영상 메시지에서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연구 결과로 주주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드린 점 대표이사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변명이나 막연한 희망(의 말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코오롱티슈진 오너가와 경영진은 자사주 장내 매수에 나섰다. 회사는 주주서한 발표 당일 공시를 통해 임원진의 주식 취득 사실을 알렸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닫기이규호기사 모아보기 코오롱그룹 부회장은 평균 1만5200원에 1만3158주를 취득해 약 2억 원 규모의 지분(0.02%)을 신규 확보했다. 이 부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표는 평균 1만5529원에 3228주(약 5012만 원)를 사들이며 기존 3015주였던 보유물량을 6245주로 늘렸다. 김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평균 1만5000원에 760주를 매수하는 등 임원진 차원에서 총 6000만 원 규모의 주식 추가 매입이 이뤄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사내이사진 전원이 책임경영의 가시적 실천을 위해 주식 매수를 결정했으며, 나머지 이사들도 준비가 되는 대로 매수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TG-C 미국 임상 3상에서 공동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이번에 진행된 임상 3상은 미국 27개 기관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 5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시험이다. 공동 1차 평가변수였던 투여 12개월 시점의 통증지수(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변화량을 분석한 결과, 두 지표 모두 가짜 약을 투여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신약의 효능 자체가 소실된 것은 아니다. VAS 통증 점수는 TG-C군이 기저치 대비 평균 38.7점 감소하며 과거 임상 2상 수준의 약효를 유지했다. 하지만 생리식염수를 투여받은 위약군의 통증 감소폭이 과거 24.3점에서 이번 3상에서는 39.2점으로 증가하면서, 이들 간 차이가 0.5점에 불과해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WOMAC 총점 역시 TG-C군이 27.61점 감소했으나 위약군도 26.54점이나 감소해 통계적 차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관절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2차 지표마저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임상 실패에 3일 연속 하한가…사전 정보 유출 의혹도



기대 이하의 임상 성적에 시장의 충격은 고스란히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임상 실패 소식 다음 날(21일)부터 연속 3일간 하한가를 찍었다. 20일 6만120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가 사흘 새 65.6% 하락하며 2만1050원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5월 12일 52주 신고가(13만8800원)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더욱 뼈아프다. 이후 주가는 더 떨어져 이날 오후 1시 55분 현재 1만4900원까지 밀려난 상태다.

이뿐 아니다. 임상 실패 발표 직전 나타난 주가 급락으로 인해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임상 결과 발표 직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장중 5만5400원까지 떨어지며 하한가에 근접했고, 결국 전 거래일 대비 20% 가량 하락한 6만2100원에 마감했다. 공식 발표도 나기 전에 주가가 먼저 주저앉으면서 사전에 정보가 샌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러한 사전 주가 급락 사태는 코오롱티슈진의 자체 통계 분석에 대한 객관성 논란으로 번졌다. 통상 글로벌 임상 3상의 톱라인 데이터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독립된 외부 전문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위탁해 분석한다. 반면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임상 데이터의 톱라인 분석을 외부 기관이 아닌 내부 바이오통계 팀을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이에 전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주주들의 우려와 지적을 수용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두 번째 연구 결과는 공신력을 갖춘 외부 통계 업체를 통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 실패가 더욱 뼈아픈 이유는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2019년에도 한 차례 임상 실패를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진행 중 약물 주성분이 보고 내용과 다른 신장 세포로 밝혀지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보류 처분을 받았다. 이후 소명 과정을 거쳐 2021년 말 임상을 재개했으나, 재도전한 첫 번째 성적표에서 다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이제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0월 결과가 공개되는 TG-C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두 번째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경우, 단일 임상 결과와 보강 근거를 바탕으로 품목허가(BLA)를 검토할 수 있다는 최신 FDA 지침 초안을 토대로 허가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대표는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거창한 말이 아닌 확실한 결과뿐”이라며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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