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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택한 SKT…알뜰폰 망 점유율 ‘꼴찌 탈출’ 승부수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07 12:56

MVNO 점유율 18% 불과…KT·LGU+ 주도권 형성에 전략 수정
자회사 SK텔링크 앞세워 전국 5500개 유통망 확보, 개통 편의성 제고
가입자 직접 유치보다 망 도매 수익 중심 실리 전략으로 선회

SK텔링크가 이마트24와 협력해 SK텔레콤 망 알뜰폰 간에 호환 가능한 ‘간편유심’을 전국 이마트24 매장에 출시한다. /사진=SK텔링크

SK텔링크가 이마트24와 협력해 SK텔레콤 망 알뜰폰 간에 호환 가능한 ‘간편유심’을 전국 이마트24 매장에 출시한다. /사진=SK텔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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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SK텔레콤이 알뜰폰(MVNO) 시장에서 망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간편유심’ 출시와 유통망 개방을 추진 중이다. 포화된 이동통신(MNO) 시장 한계를 MVNO 도매 수익으로 보완하는 전략 조정으로 풀이된다.

MNO 1위 SKT, 알뜰폰 망 점유율은 ‘꼴찌’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는 이마트24 5500여 개 매장에서 SK텔레콤 망 공용 간편유심을 판매한다.
SK텔레콤이 뒤늦게 알뜰폰 지원 사격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MVNO 망 점유율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는 약 18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LG유플러스(457만 명)와 KT(401만 명)가 확보한 가입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올해 2월 기준 알뜰폰 시장 망 점유율.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2월 기준 알뜰폰 시장 망 점유율.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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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균형은 통신 3사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바로유심’과 ‘원칩’이라는 공용 유심 브랜드를 론칭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자사 망을 선택하도록 공격적인 인센티브와 유통 지원을 제공해왔다.

반면 SK텔레콤은 1위 사업자로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은 자사 MNO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자기 잠식’을 경계해왔다.

그러나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고 전체 무선 시장의 20%에 육박하는 주류로 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SK텔레콤이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동안, 이탈 가입자들은 SK텔레콤 망 알뜰폰이 아닌 경쟁사 망 알뜰폰으로 옮겨갔다. 이번 간편유심 출시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지각 대응인 셈이다.

유통 인프라 공유 통한 ‘도매 수익’ 확대…실리적 파트너십 구축


SK텔링크가 이마트24와 제휴해 출시한 간편 유심은 특정 브랜드가 아닌 SK텔레콤 망을 쓰는 모든 알뜰폰 사업자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소 사업자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오프라인 유통망과 유심 물류 비용 부담을 이동통신사가 직접 분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중소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고 유심을 공급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SK텔레콤이 전국 5500여 개 이마트24 매장을 통해 공용 유심을 공급함으로써 중소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면, 자연스럽게 SKT 망 기반의 요금제 출시가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직접 가입자를 유치하는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중소 사업자들에게 인프라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망 사용료(도매대가)를 수취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자급제 폰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MNO 가입자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직접 유치에 힘쓰기보다 이들이 SK텔레콤 망 생태계 안에서 활동하게 함으로써 타사 망으로의 이탈도 막고 실질적인 이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에어’와 ‘간편 유심’ 투트랙 전략…락인 효과 극대화


SK텔레콤은 단순히 알뜰폰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자사 내부의 저가 라인업과 외부 알뜰폰 사업자를 동시에 활용하는 정교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텔레콤 자급제 전용 브랜드 ‘에어(air)’.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자급제 전용 브랜드 ‘에어(air)’. /사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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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론칭한 자급제 전용 브랜드 ‘에어(air)’는 SK텔레콤의 직접 관리 하에 있는 저가 요금제다. 이는 고가 요금제를 쓰던 기존 MNO 고객이 알뜰폰으로 완전히 이탈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이번에 출시한 간편유심은 이미 알뜰폰으로 마음이 기운 가성비 중심의 고객들을 향한 2차 그물망이다. 고객이 어떤 알뜰폰 사업자를 선택하더라도 유심이 SK텔레콤 망과 호환되게 함으로써, 타사 망으로의 유출을 원천 봉쇄하는 전략이다.

특히 5월부터 도입되는 당일 배송 및 퀵서비스 연계 포털 운영은 알뜰폰의 고질적 약점인 배송·개통 지연 문제를 해결해 고객 경험을 이통사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 제4이통 규제 변수도


SK텔레콤의 알뜰폰 전략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중소 사업자 상생과 규제 변수 극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통 3사가 공용 유심과 온라인 포털을 통해 유통 주도권을 장악해 나갈수록 독자적 망이 없는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의 종속성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알뜰폰 독립성 약화 우려와 시장 과점 논란이 지적된다.

대외적 변수 역시 복잡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사의 출범과 지속적인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압박은 SK텔레콤의 수익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망 사용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SK텔레콤과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는 정책 당국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의 이번 행보는 1위 사업자라는 위상보다 실리를 택한 전략적 변곡점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가세로 공용 유심 기반의 알뜰폰 유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소 사업자의 개통 편의성이 높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알뜰폰 시장 내에서도 이통 3사의 망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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