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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와신상담] ① ‘삼성다움’을 찾아라…“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31 15:57

지난해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 전 사업 점유율 하락
이재용 회장도 사업부별 문제 지적하며 강한 메시지 전달
기술 중심 인재 등용, 미래 투자 확대, 품질 강화 총력

이재용 회장이 올해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회복을 위해 경영진의 노력을 당부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올해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회복을 위해 경영진의 노력을 당부했다. /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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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 스마트폰, TV 등 모든 사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체면을 구겼다. 평소 온화한 리더십으로 알려진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도 이례적으로 각 사업부별 경영진들을 질타하며 ‘삼성다움’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할 정도였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약 9년 만에 재개된 임원진 대상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가 영위하는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우리 경제와 산업을 선도해야 할 삼성전자는 과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TV, 스마트폰 등은 제품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 사업부마다 조목조목 질책하는 등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이재용 회장이 내부 비판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이례적으로 각 사업부를 질타한 것을 두고 회사 내부에서도 기술력에 대한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V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3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 D램은 42.2%에서 41.5%로 하락하는 등 모든 사업의 글로벌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줄곧 기술력 격차를 유지했던 D램 부문에서 HBM 등 미래 AI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기술의 삼성’이 무색해졌다는 우려를 받았다.

올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왼족부터)전영현 부회장, 송재혁 사장(이상 사내이사), 이혁재 서울대 교수(사외이사). / 사진=삼성전자, 서울대학교

올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왼족부터)전영현 부회장, 송재혁 사장(이상 사내이사), 이혁재 서울대 교수(사외이사). / 사진=삼성전자,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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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은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며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다.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 및 영입하고, 오랜 원칙인 신상필벌에 맞게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의 당부처럼 삼성전자는 올해 반등을 위해 기술력 회복을 통한 ‘초격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기술 중심 인재를 등용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R&D(연구개발) 비용으로 역대 최대 치인 35조215억원을 집행했다. 생산 공장 전환 등 인프라 강화에 투입되는 시설투자 비용도 53조6461억원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이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준비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미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역대 최대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며 “이와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향 메모리와 차세대 OLED 등의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한 첨단 공정 투자를 지속해 연간 대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에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반도체 전문가 2인이 새롭게 선임했다. 이와 함께 신규 사외이사로 AI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전문가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선임하는 등 기술 전문가를 대거 포진시켰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수시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삼성전자 MX 개발실장. / 사진=삼성전자

지난 4일 삼성전자 수시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삼성전자 MX 개발실장. /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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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HBM 시장 초기 대응이 다소 미흡하면서 시장경쟁력이 떨어진 점이 주가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차세대 HBM4(6세대), 커스터마이징 HBM 등 차세대 제품 경쟁에서는 작년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AI 메모리 시장 전환을 가속화해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성장 강화를 위한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특히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성장성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 어떤 환경에서도 지속 성장하는 기반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업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각 사업부에도 성과 중심의 기술 인재 정책을 진행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수시인사를 통해 최원준 MX 개발실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재용 회장이 강조한 신상필벌 원칙에 따른 인사조치였다.

최원준 신임 사장은 201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으로 합류했으며 이후 차세대제품개발팀장을 거쳐 2022년 12월 MX 개발실장에 올랐다. 특히 그는 갤럭시S24‧25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AI 스마트폰 개발과 흥행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번 수시 인사에서의 승진도 AI 스마트폰의 연속 흥행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을 기술통이자 미국 전문가 한진만 DS부문 DSA총괄(부사장)로 교체함과 동시에 기술 관련 CTO(사장급) 보직을 신설하고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남석우 사장을 선임하는 등 기술 중심 새판을 짰다.

이후 진행된 사장, 상무, 펠로우(Fellow), 마스터(Master)에 대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기술인재를 중심으로 137명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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