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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집중투표제, 국민연금 찬성에도 법원 판단 남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19 16:00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 집중투표제가 국민연금 찬성을 얻으며 도입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지막 남은 허들은 가처분 소송이다. MBK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법원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가처분 판단은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판세를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처가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의 경우 여러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았지만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게 될 경우 적대적M&A를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지난 17일 영풍·MBK가 제기한 '의안상정금지 등 가처분' 첫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과 MBK·영풍 양측으로부터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와 이를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입장을 들은 뒤 심문을 종결했지만, 후속 일정인 선고 기일을 확정 짓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에서 양측 대리인단을 향해 "현재 날짜를 특정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기록을 최대한 검토하고 21일 넘겨서 결정할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집중투표제 도입 취지와 절차적 적법성 등을 둘러싸고 양측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는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판결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번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은 집중투표제와 관련한 상법 문구를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이다. 상법에선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하여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고려아연은 일반적인 주주제안 요건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이 이뤄졌고, 이미 판례상으로도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안건 상정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는 소수주주 제안이 이뤄졌을 당시 고려아연 정관에서는 집중투표를 허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고,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안건 상정 역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법적인 쟁점 외에도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놓고도 공방을 이어왔다. 재판부 역시 법리적 판단 외에도 그간 제기돼 온 여러 논의들을 폭넓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측은 집중투표제의 경우 정치권과 시민사회, 소액주주단체들이 적극 지지하고 있는 데다 정부당국에서도 일정부분 권고하는 주주친화정책인만큼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반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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