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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스텝 아닌 ‘자이언트 스텝’?… 나스닥 4.7% 폭락 [뉴욕 증시]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6-14 09:42

다우 지수,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S&P 500, 3.88% 하락… ‘약세장 공식 진입’
CPI 8.6% 상승하며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
전문가들 “연준, 인플레 대처 늦었다” 지적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이 아닌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 언급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포함한 뉴욕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폭락했다./사진=〈한국금융신문〉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이 아닌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 언급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포함한 뉴욕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폭락했다./사진=〈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이 아닌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 사이에 언급되고 있다.

그 결과 경기 침체 공포가 미국 증시를 덮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포함한 뉴욕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8%(530.80p) 낮아진 1만809.23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고점보다 33% 급락한 수준이다.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는 3.88%(151.23p) 내린 3749.63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일 전고점 4796.56에서 20% 이상 떨어지는 공식적인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이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20일 장중에 잠시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바 있다. 다만, 다시 상승했기 때문에 종가 기준으로 약세장 기준에 부합한 것은 이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다우 존스 공업평균 지수(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도 전 장보다 2.79%(876.05p) 감소한 3만516.74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 종합 미디어그룹 마켓워치(MarketWatch)는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p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61%(158.97p) 낮아진 2673.00에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오후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하지만 장 마감 전 미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The Wall Street Journal)이 보도하면서 하강 곡선이 가팔라졌다.

이번에 0.75%p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이는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고자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올렸었다. 이어 5월에는 22년 만의 최대 폭인 ‘빅 스텝’을 단행했다. 당시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대신 두 어 달 더 50bp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선 연준이 6월과 7월 각각 0.5%p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기록적인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빅 스텝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의 대형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바클레이스’(Barclays Bank PLC)와 미국계 IB ‘제프리스 그룹’(Jefferies Group LLC)은 이번 FOMC에서 0.75%p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회계 및 경영 자문업체인 ‘그랜트 손튼’(Grant Thornton)의 다이앤 스웡크(Diane C. Swonk) 수석 자본시장분석가(Economist)는 “물가 상승 속도와 비교해 연준의 대처가 늦었고, 연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번에 금리를 0.75%p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과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등에 우려를 표하며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상승률은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의 최대폭인 8.6%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기대치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6.6%로 집계됐다.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도 현재 물가 폭등에 대비해 11년여 만에 7월과 9월 정책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달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으면, 좀 더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전망과 함께 이날 10년 물 미 국채 금리는 3.35%로 하루 만에 20bp 급등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30bp가량 오른 3.43%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의 경우,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Apple‧대표 팀 쿡)은 전 거래일 대비 3.8%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대표 사티아 나델라)는 4.24% 내렸다. 이 밖에도 ▲아마존(Amazon‧대표 앤드류 제시) -5.45% ▲알파벳(Alphabet‧대표 선다피차이) -4.08%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 -7.1% ▲엔비디아(NVIDIA‧대표 젠센 황) -7.82% ▲메타(Meta‧대표 마크 주커버그) -6.44% 등 대형 기술주는 모두 내림세를 걸었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강화 우려에도 소폭 올랐다. 장중에는 2%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7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0.22%(0.26달러) 증가한 배럴당 120.93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달러는 상승 폭을 그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US Dollar Index‧달러화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9% 높아졌고,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화폐인 유로(EUR)는 달러 대비 1.01% 낮아진 1.0412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가격이 낮아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Commodity Exchange, Inc.)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2.30%(43.70달러) 하락한 183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BTC‧Bitcoin)을 포함한 가상자산은 추락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한때 2만3000달러(약 2962만원) 밑으로 꺼지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시가총액도 이날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하면서 셀시우스(Celsius) 등 일부 가상자산 업체들은 인출 중단을 알리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에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 주가는 11.41%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대표이사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Analyst)는 이날 증시 상황을 두고 보고서를 통해 “자이언트 스텝 공포 진정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6월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논의를 넘어, 실제 ‘깜짝’ 금리 인상으로 현실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2년 물 국채 금리는 5월 CPI 발표 이후 지난 10일까지 약 54bp나 급등해 사실상 75bp 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투자분석가는 신용리스크, 즉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달러화가 고점을 넘어 엔화 가치의 경우 135엔에 육박하는 등 달러 초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연준의 긴촉 기조 강화 분위기에 따른 자금 경색 리스크(Risk‧위험)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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