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창립 74주년' 한화 김승연, 위기 대응 강조…"200년 준비"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17:03

'글로벌 선두' 강조하면서도 현실 직시 주문
리더의 자세 '주인의식·선택과 집중·도전정신'
우주항공 55조 투자…국방 AI 역량 강조
성장 필수 조건 '안전 및 생명'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1년 전 제시한 '글로벌 선두' 목표를 언급한 뒤 "낙관주의는 결코 설 자리가 없다"고 경고했다. 한화가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에 오른 해에 축하보다 위기의식을 앞세운 것이다.

김 회장은 위기 원인으로 지정학적 분쟁과 산업환경 변화를 꼽았다. 특히 ‘피아 식별의 유효성이 매우 짧아졌다’며 협력과 경쟁의 경계가 수시로 바뀌는 환경을 짚었다. 돌파구로는 55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힌 우주항공 사업과 이를 떠받칠 국방 AI 역량을 제시했다.

1년 전 '글로벌 선두'⋯ 올해는 '냉혹한 현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에게 전한 창립기념사에서 "1년 전 이 자리에서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선두'라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끊임없는 지정학적 분쟁, 급격한 국내외 산업환경 변화가 많은 난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뚫고 나갈 경로를 확보하고, 정면 대응해야 100년 한화, 200년 한화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메시지가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도전이었다면, 올해는 현실 진단과 대응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해 김 회장은 73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이제 글로벌 선두"라며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 분야의 선두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안주하는 습성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한화그룹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약 3배로 불어난 시점이었다.

그룹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6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한화의 자산총액은 149조6050억 원으로, 롯데와 포스코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1년 전 125조7410억 원에서 약 24조 원 늘었다.

김 회장도 기념사에서 화약으로 시작한 한화가 기계, 석유화학, 금융, 서비스, 에너지, 방산, 해양을 거쳐 우주항공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사업 영역이 넓어진 만큼 대응해야 할 변수도 많아졌다는 위기의식이 기념사 곳곳에 드러난다.

"피아 식별 유효기간 짧아졌다"⋯ 선택과 집중 주문

김 회장은 미래를 만드는 리더의 자세로 '주인의식', '선택과 집중', '도전정신'을 꼽았다.

김 회장은 74주년 기념사를 통해 "방산, 해양, 에너지, 금융, 기계 등 한화가 글로벌 경쟁을 벌이는 전 분야에서 피아 식별의 유효성이 매우 짧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제의 협력 상대가 오늘의 견제 세력이 될 수 있고, 그 판단마저 오래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화는 이런 변화를 직접 겪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들 자회사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중국 해운·물류·조선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활동을 지원했다는 게 중국 측 설명이다. USTR은 미국 대통령실 산하에서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고,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중국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 10일 이들 자회사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누군가와 맺은 협력관계가 다른 쪽 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방산과 해양 사업을 키워온 한화가 실제로 마주한 현실이다. 김 회장이 말한 "갈수록 복잡해지는 국제 정세와 다층적 경쟁-협력 구조"가 사업 현장에서 나타난 사례로 볼 수 있다.

김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정확하게 타깃을 설정해 신속하게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전략적 유연성과 강력한 추진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 단기 사업 성과에 머물지 않고 복합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미래를 창조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바뀌면 빠르게 방향을 틀되, 한번 정한 목표에는 힘을 몰아 달라는 것이다.

책임 있는 리더십도 함께 요구했다. 김 회장은 "사업이 곤경에 빠지고 조직이 고비에 처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 활로를 찾는 리더라야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다"고 했다.

55조 우주항공 근간 ‘국방 AI’

김 회장이 역량을 쏟을 곳으로 짚은 분야는 우주항공이다. 김 회장은 "55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힌 위성, 통합방공체계, 첨단 엔진 등 우주항공 분야의 근간은 국방 AI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 문장 역시 보도자료에서는 투자 규모와 사업명이 빠졌다.

앞서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한화 부회장은 지난 7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55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내역에 따르면 한화는 2040년까지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 원, 위성과 저궤도 통신망에 약 20조 원, 국방 AI 데이터센터에 10조 원 이상, 국방 AI 모델 개발에 약 2조 원을 투입한다.

김동관 부회장이 발표한 투자 계획을 김 회장이 기념사에서 다시 언급하면서, 우주항공과 국방 AI를 그룹의 주요 전략 분야로 강조했다.

김 회장의 현장 행보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김 회장은 올해 1월 한화시스템 제주 우주센터를, 지난달 22일에는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구미에서는 "한화그룹 방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은 AI"라며 "어느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국방 AI 역량을 키워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AI 과제는 방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금융, 기계,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기반 기술이 뒷받침돼야 명실상부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방 AI뿐 아니라 금융·기계·서비스 등 그룹 전 사업에서 AI 기반 기술을 강화하라는 메시지다.

"어떠한 가치도 안전과 생명에 앞설 순 없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안전을 성장의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김 회장은 "얼마 전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큰 성과는 안전에서 출발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어떠한 가치도 안전과 생명에 앞설 순 없다"고 말했다.

안전 메시지는 2년 연속 기념사에 담겼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도 대산공장 방문 당시 "안전은 그 어떤 기술이나 전략보다 앞서는 가장 본질적인 경쟁력"이라고 한 발언을 기념사에서 다시 꺼냈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마무리하며 "여러분과 함께라면 한화가 세계의 중심에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지난 74년을 같이 일궈온 한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산업 다른 기사

1 '창립 74주년' 한화 김승연, 위기 대응 강조…"200년 준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1년 전 제시한 '글로벌 선두' 목표를 언급한 뒤 "낙관주의는 결코 설 자리가 없다"고 경고했다. 한화가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에 오른 해에 축하보다 위기의식을 앞세운 것이다.김 회장은 위기 원인으로 지정학적 분쟁과 산업환경 변화를 꼽았다. 특히 ‘피아 식별의 유효성이 매우 짧아졌다’며 협력과 경쟁의 경계가 수시로 바뀌는 환경을 짚었다. 돌파구로는 55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힌 우주항공 사업과 이를 떠받칠 국방 AI 역량을 제시했다.1년 전 '글로벌 선두'⋯ 올해는 '냉혹한 현실'12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에게 전한 창립기념사에서 "1년 전 이 자리에서 '우리의 2 "방송산업 급변 불구 방발기금 제자리…유료방송사 한계치 도달" [2026 국감] 글로벌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시장 독식과 미디어 소비 행태 지각변동 속에서 국내 유료방송사(IPTV, 케이블TV)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방송 시장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근본적 전환기에 있음에도, 방발기금 부과 체계는 여전히 과거 틀에 갇혀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 목을 죄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케이블TV(SO) 사업자들은 심각한 적자난 속에서도 9년째 동결된 기금 징수율에 반발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방송 인프라 생태계 전반이 붕괴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12일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실이 공개한 방송사업자 방발기금 집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방송사업자 3 현대제철, H형강 통합 브랜드 ‘H ONE’ 출범…AI 데이터센터 등 맞춤 수요 공략 현대제철이 H형강 사업의 무게중심을 ‘표준 제품 판매’에서 ‘프로젝트 맞춤 공급’으로 옮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반도체 생산공장(팹)처럼 크고 무거운 설비가 들어가는 건물이 늘면서, 규격이 정해진 기성품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RH·BH 통합해 고객 맞춤 제품 제안하는 통합 솔루션현대제철은 압연 H형강 RH(Rolled H-Beam)와 용접 H형강 BH(Built up H-Beam)를 하나로 묶은 통합 브랜드 ‘H ONE’을 론칭했다고 12일 밝혔다.‘H ONE’은 RH의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BH의 유연한 규격 대응력을 합쳐, 고객에게 가장 알맞은 제품과 공급 방식을 제안하는 통합 솔루션 브랜드다.H형강은 단면이 알파벳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