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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피지컬 AI 차별화 승부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0 15:40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구광모 LG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구광모 LG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이 그리고 있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비전이 구체화 되고 있다. 구 회장은 LG가 보유한 부품부터 완제품, 플랫폼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엔비디아의 첨단 AI 두뇌를 결합하는 길을 선택했다. 기존 계열사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엔비디아의 검증된 AI 플랫폼을 이식함으로써, 기술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는 구 회장의 AI 전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 등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LG전자 초청을 받아 서울 서초구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해 로봇 데이터팩토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황 수석이사가 LG를 찾은 건 LG트윈타워를 방문했던 지난 4월 28일 이후 4개월 만이다.

또 구광모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과 8월 연이어 회동하며 로봇, 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주요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특히 지난 13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열린 만남에서는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사진=LG전자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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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로봇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온보드 컴퓨팅 플랫폼인 '젯슨 토르'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를 두뇌로 채택한다. 여기에 LG전자의 액추에이터, LG이노텍의 고성능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한다. 오는 2027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LG전자가 1월 CES 2026에서 공개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드'는 바퀴형 구조였다.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문턱이 없는 평탄한 실내와 물류 현장에서 정밀하게 이동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최적화된 방식이다.

반면 새로 추진하는 이족보행 구조는 높은 범용성이 장점이다. 기존 작업 환경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바퀴로 가기 힘든 계단이나 높낮이가 다른 통로도 자유롭게 이동한다. 사람의 키와 시선에 맞춰 기계를 직접 조작하고 높낮이에 관계 없이 물품도 쉽게 집어 올릴 수 있다.

다만 현 시점 데이터 확보의 주역은 우선 투입된 바퀴형 클로이드다. LG는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를 전진기지로 삼아 바퀴형 클로이드 로봇 수십 대를 우선 배치해 실제 현장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현장의 숙련공 노하우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솔루션과 결합해 가상으로 합성·증폭시키는 방식이다. 연말까지 클로이드 투입 규모를 300대 수준으로 늘리고 10만 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이족보행 휴머노이드까지 적용할 '데이터 플라이휠'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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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팩토리 분야에서도 빠른 실행 중심의 행보를 보인다. 2027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기반의 테스트 사이트를 조기 구축하고 2028년 상반기 충남 천안에 80MW 규모의 AI 팩토리를 확장 건설한다. 이 공장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을 위한 내부 연구 거점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건물 조립 기간을 20% 이상 줄이는 프리패브(Prefab)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향후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One LG AI 인프라 패키지'를 빠르게 수출하기 위한 핵심 레퍼런스 사이트로 기능하게 된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바탕으로 차세대 AI 정의 차량(AIDV)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여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을 자율주행 영역까지 확장한다.

모빌리티 영역 역시 단순한 전장 부품 공급을 넘어 자율주행과 차내 AI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개발로 확장된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활용해 기존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자율주행 영역까지 단숨에 넓히며 글로벌 완성차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계열사 간 통합 밸류체인 구축이 단품 부품 납품에 그치던 한계를 넘어 AI 인프라 전체를 턴키(일괄) 솔루션으로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B2B 교섭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은 LG가 가전 제조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AI 솔루션 기반의 B2B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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