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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켜질 때만 공격”…HLB 베리스모, 고형암 CAR-T 시장 정조준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2 14:15 최종수정 : 2026-05-12 22:09

HLB그룹, KIR-CAR 특징·임상 성과 공유
진양곤 의장 “올해가 신약 성과 원년”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이 12일 HLB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HLB그룹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이 12일 HLB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HLB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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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가 기존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면역항암 플랫폼 ‘KIR-CAR’를 통해 고형암 정복에 나선다. 항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CAR-T 치료제 후보 물질들이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입증하며 HLB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CAR-T 치료제 한계 극복한 ‘KIR-CAR’

HLB그룹은 12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성공의 DNA, 혁신의 연속: 멈추지 않는 도전’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그룹 차원의 중장기 신약 개발 로드맵과 차세대 항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의 상업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고형암 CAR-T 치료제 ‘SynKIR-110’의 세부 기전과 임상 성과 발표였다. 먼저 도널드 시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CAR-T 치료제의 최신 동향’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를 맡았다.

도널드 시걸 교수는 전통적인 암 치료의 세 가지 축으로 수술, 방사선, 화학요법을 꼽았다. 시걸 교수는 “수술의 경우 효과적이지만 암이 전이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으며, 방사선 치료도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화학요법의 경우는 여러 부작용이 있다”면서 “CAR-T 치료가 암 치료의 새로운 축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T세포)를 채취한 뒤 유전자를 조작해 다시 체내로 주입한다. 체내로 들어간 T세포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자가 유래 T세포 면역항암제로 전이암 영역에서 혁신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혈액암 시장에서는 노바티스 ‘킴리아’, J&J ‘카빅티’ 등 다수의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는 번번이 개발에 실패하며 아직 허가된 CAR-T 신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 쓰이는 CAR-T의 구조적 결함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기존 CAR-T 치료제의 CAR-T 세포는 신호 전달 부위가 하나로 연결된 단일체인 구조여서 표적 암세포가 없는 상태에서도 수용체가 활성화된다. 이는 암을 타격하기 전에 에너지를 소모해 암 조직 앞에서 기능을 잃어버리는 ‘T세포 탈진’ 현상을 야기한다.

베리스모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 살해(NK) 세포에서 착안한 멀티체인 구조를 활용했다. 해당 기술이 바로 베리스모의 플랫폼 ‘KIR-CAR’이다. KIR-CAR는 수용체와 신호전달체가 분리되는 멀티체인 구조를 띠고 있다.

이 구조는 온·오프 스위치 역할을 한다. 평상시에는 활성화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다가, 표적 항원을 식별한 순간에만 두 체인이 결합해 타격을 가한다. 이는 T세포의 과잉 활성을 차단해 T세포의 수명과 기능을 보존한다. 수명과 기능이 보존되면 지치지 않고 장기적인 항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로라 존슨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최고과학책임자(CSO)가 12일 HLB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HLB그룹

로라 존슨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최고과학책임자(CSO)가 12일 HLB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HLB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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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CAR 기반 후보물질, 임상서 안정성·효능 입증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플랫폼 KIR-CAR는 임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로라 존슨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와 혈액암 CAR-T 후보물질 ‘SynKIR-310’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존슨 CSO는 고형암 파이프라인인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차세대 플랫폼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존슨 CSO는 “난소암, 담관암, 중피종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에서 신경독성이나 용량제한독성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도 Grade 1~2로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SynKIR-310도 초기 효능을 보였다. SynKIR-310은 기존 CAR-T 치료제 투여 후 재발한 환자와 CAR-T 비적격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CAR-T 대비 향상된 항암 효능과 더불어 체내 T세포 지속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까지 FDA의 허가를 받은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베리스모의 CAR-T 치료제가 전 세계 최초로 FDA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에 따르면 SynKIR-110은 내년 상반기 중 임상 1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신약 개발을 향한 의지를 강조했다. 진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올해 HLB는 FDA로부터 간암과 담관암, 두 개의 신약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이 우리가 피워낼 수많은 꽃의 성원자이자 목격자가 돼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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