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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경, 변화보단 안정…채승석 복귀 ‘부회장 삼형제’ [2025 이사회 톺아보기]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31 00:00 최종수정 : 2025-03-31 07:50

AK홀딩스 이사회 변화보다 경영 안정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주력 사업도 정체
삼남, 지주사 입성…삼형제 모두 부회장으로

위기의 애경, 변화보단 안정…채승석 복귀 ‘부회장 삼형제’ [2025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그룹이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주항공마저 지난 연말 대형 사고를 일으키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주사 AK홀딩스는 그룹 안팎의 위기를 의식, 이사회 구성에서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아울러 오너가(家) 삼남,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부회장으로 지주사로 들어오면서 장남 채형석닫기채형석기사 모아보기 총괄부회장, 차남 채동석 부회장(애경산업 대표)과 함께 그룹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AK홀딩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한다. 먼저 사내이사로는 AK홀딩스 인사팀장(CHRO)인 이상신 상무가 재선임된다. 또 한 명의 사내이사 자리에는 임기가 만료된 이장환 재무팀장(CFO) 후임으로 류민우 재무파트장이 앉는다. 사외이사에서는 임기를 마친 류환열 다산회계법인 회계사가 권혁진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로 바통을 넘긴다.

AK홀딩스 이사회는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이다. 사내이사는 경영과 재무, 인사 담당자로 채워진다. 사외이사는 회계와 법률, 재무 등의 전문가로 꾸린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함께 주력 사업들의 실적 부진을 고려, 급격한 변화보다는 조속히 회사를 안정시켜 나가기 위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AK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신임 대표로 AK플라자를 이끌던 고준 대표이사(부사장)를 선임했다. 고 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경험을 쌓다가 지난 2018년 애경그룹에 합류한 인물이다. AK플라자 홍대점에서 상품기획(MD) 콘셉트를 바꾸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1월에는 사내이사로 AK홀딩스 이사회에 진입, 채형석 AK홀딩스 총괄부회장과 함께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고 있다. 고 부사장은 AK홀딩스 대표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직도 겸임한다.

채형석 부회장과 고준 부사장 외 AK홀딩스 사내이사로는 이상신 인사팀장과 류민우 재무파트장이 있다. 이상신 팀장은 지난 2022년 열린 AK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애경그룹 내 인사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AK플라자 인사팀 경영지원담당과 AK홀딩스 인사팀장을 거쳤다. 류민우 파트장은 전임인 이장환 CFO와 과거 롯데손해보험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후 2022년 2월 AK홀딩스 재무파트장으로 한 식구가 돼 애경그룹의 곳간을 지켜왔다. 이장환 CFO는 임기 만료와 함께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한다.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권혁진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직전까지 정인회계법인 부대표직과 코오롱생명과학 상근감사직을 맡았다. 현재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클래시스 사외이사직과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조승현 사외이사는 한국산업은행에서 30년 넘게 재직한 금융 전문가로, 애경그룹과는 지난해 1월 연을 맺었다. AK홀딩스 이사회에서 재무 관련해 조언을 준다. 신영재 사외이사는 연세대 법학과를 나온 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법인 율촌과 화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현재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와 유한양행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AK홀딩스는 상장사 3곳과 비상장사 19곳을 자회사로 뒀다. 상장사로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애경산업과 항공운송 사업을 영위하는 제주항공, 화학 부문의 애경케미칼이 있다. 그러나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력 사업들의 실적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5% 오른 6791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4.4% 내린 468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애경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1조64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줄었고, 영업이익은 155억 원으로 65.6%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1조9358억 원의 매출 최고치를 찍었지만, 고환율 여파로 영업이익이 절반이나 빠지면서 799억 원에 만족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2월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불시착, 승객 17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그룹 안팎으로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AK홀딩스는 차입금을 내서라도 자회사들에게 경영자금을 쏟아부었다. 우선 백화점 사업을 하는 AK플라자에 16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AK플라자는 전국 4곳의 백화점과 7곳의 쇼핑몰을 운영한다. 하지만,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업체들이 부상하면서 유통 채널은 소비자들로부터 멀어졌다. AK플라자의 부채비율은 700%대를 웃돌았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에도 2600억 원 넘게 현금 출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운항이 중단되면서 제주항공이 경영난에 처하자 이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AK홀딩스는 또 애경산업과 애경케미칼,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2900억 원의 금융권 차입에도 나섰다. 그러는 사이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에서 2024년 328.7%로 뛰었다.

AK홀딩스 이사회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AK홀딩스 이사회에는 감사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가 있다. 두 위원회 모두 권혁진, 조승현, 신영재 사외이사들이 담당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조승현 사외이사가 위원장으로 있으며, 애경그룹 내부거래 전반을 관리한다. 감사위원회는 애경그룹 경영활동이나 재산상태에 대해 감시와 감독 업무를 한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두 위원회는 AK홀딩스 사무국에서 지원한다.

한편, AK홀딩스에서는 장영신 회장의 세 아들이 모두 임원을 달았다. 삼형제 모두 부회장이다.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있고,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부회장)가 있다.

최근에는 장 회장의 삼남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도 AK홀딩스에 입성했다. 채 전 대표는 AK홀딩스 지속가능경영실장으로 재직하며, 직함은 부회장이다. 장남이 그룹 총괄을, 차남은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을, 삼남은 그룹의 미래를 맡는 구조다.

특히 삼남 채승석 부회장은 과거 프로포폴 투약 논란을 딛고 지주사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K홀딩스는 장영신 회장 및 그의 3남 1녀의 자녀를 포함한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65.18%(863만5353주) 지분을 들고 있다.

AK홀딩스 측은 “채승석 부회장은 AK홀딩스 내 지속가능경영실이 출범하면서 나름의 역할을 하기 위해 출근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이사회의 의사 결정이 효과적, 독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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