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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전기차 캐즘’ 극복 비법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8-12 00:00

전기차 부진 ‘HEV’로 빠른 대응
올 상반기 비중 11% ‘사상 최대’
전기차 대비 수익률 6배 더 높아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변곡점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유연한 경영으로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40만8799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2%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 대비 하이브리드 비중은 11.3%다. 하이브리드 판매 대수와 비중 모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기차 상황은 정반대다. 두 회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만932대로 전년비 17% 감소했다. 요약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전기차 캐즘에 따른 친환경차 부진을 하이브리드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까지 부지런히 기술 개발에 매진한 덕”이라며 “고객 니즈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생산·판매 체계를 만들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체질 개선 효과가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현대차·기아 만큼 친환경차 비중 조절을 빠르게 해내는 기업은 거의 없다. 미국 GM은 올해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다시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PHEV를 단종하고 전기차 전환을 선언한 지 5년 만이다. 그러나 GM의 새 PHEV는 오는 2027년경에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일본 토요타는 전기차 바람이 거셀 때에도 하이브리드만 집중했다.

지역별로 최적화한 현대차·기아 판매 전략도 돋보인다. 한국과 유럽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전기차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미국에선 인센티브를 늘려가며 순수 전기차 모델 점유율을 확보하는 식이다.

기아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5.2%에서 올 2분기 32.3%가 됐다. 전기차(9%→7.4%)는 비중이 축소됐다. 반대로 미국에선 하이브리드(10.7%→7.2%) 비중이 다소 줄고, 전기차(3.7%→8.7%)는 확대됐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부터 미국에서도 무리하게 전기차를 늘려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이 큰 데다가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현지 요구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오는 10월 가동할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당초 계획과 달리 하이브리드 생산설비를 동시에 갖춘다는 내용을 이달말 발표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장 양사 수익성에도 유리하다. 현대차·기아 재무담당 말을 종합해보면 전기차 이익률은 1~3%인 반면, 하이브리드는 12~13%에 달한다. 똑같은 대수를 판매해도 하이브리드로 벌어들이는 돈이 전기차 6배 이상이라는 의미다.

이는 전기차 제조원가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부품 배터리를 외부에서 공급받기 때문이다. 전기차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은 77.4kWh로, 덩치가 비슷한 투싼 하이브리드(1.5kWh)보다 50배 이상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내연기관과 동일하게 엔진·변속기 등 구동계 핵심부품을 그룹 내에서 조달하기에 원가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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