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단기자금시장 취약고리 PF-ABCP 매입에 '2.8조원+α' 지원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정부가 금융권과 함께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확대에 힘을 싣는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한국은행·금융협회·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ABCP 및 CP(기업어음)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3일 낸 시장 안정 대책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특히 단기자금시장의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는 PF-ABCP·CP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한 게 골자다.
당국에 따르면 금투업권은 지난주 증권사가 자신이 보증한 ABCP의 직접매입을 허용한 금융당국 유권해석으로 증권사 보증 ABCP의 과도한 시장매물 출현 부담이 감소됐지만, 여전히 증권사 보증 ABCP, 특히 중소형사가 보증한 A2 등급의 ABCP의 시장 차환 어려움이 증권사들의 유동성 애로 및 증권사 CP의 높은 스프레드로 연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건설사 보증 PF-ABCP의 경우 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CP 매입 프로그램(A2 대상)을 활용해서 '1조원+α'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이 별도 매입기구(SPC)를 설립해서 건설사 보증 PF-ABCP를 매입하고 신용보증기금은 매입금액의 80% 보증을 예정하고 있다.

또 증권사 보증 PF-ABCP의 경우 금투업권의 자발적인 노력과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역량을 결합해 1조8000억원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 종투사 9개사가 각 500억원씩 4500억원 규모로 출자한 데서, 확대안은 PF-ABCP 매각 증권사 후순위 25%(4500억원), 종투사 중순위 25%(4500억원), 산은 선순위 25%(4500억원), 증권금융 선순위 25%(4500억원)를 담았다. 이를 위해 별도 매입기구(SPC)를 설립하고 이날부터 매입신청을 받아 지원을 시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A2- 등급 이상의 PF-ABCP를 우선 매입하며 연말 자금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일부 A1 등급 PF-ABCP까지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산은의 증권사 발행 CP 매입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심사기간을 대폭 단축해서 실제 매입 속도를 가속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10영업일이었던 심사기간을 5영업일로 단축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필요시 산은 등을 통한 기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ABCP·CP 시장전반에 대한 유동성 지원으로 은행권은 지난 9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논의한대로 ABCP, CP 등 단기자금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유동성 공급실적에 대해 소통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도 CP 매입조건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함으로써 지원속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시장의 기대와 다른 이벤트 발생시 변동성이 심화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금융업권·유관기관과의 상시적인 소통을 통해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당국은 단기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날 마련한 CP시장 추가 지원방안에 대한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힘을 싣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일 회의에서 연기금의 금융시장 안정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기획재정부, 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관련 사항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