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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신용대출시장 ‘풍전등화’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1-06 22:50

저신용층 금융소외자 720만명 구제정책 발표로

고금리 신용대출시장 ‘풍전등화’
“빚 안갚고 ‘배째라’식 채무자 양상” 우려

금융권 ‘실효성 및 포퓰리즘 정책’ 논쟁도

“그동안 신용사면을 억제해온 것은 이 제도가 빚 안 값고 버티기를 조장하는 측면에서 문제가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채무이행을 성실히 하지 않는 ‘심리적 전염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A저축은행 CEO.



차기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사면 시행을 놓고 금융권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500만원 이하 생계형 연체자 240만명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연체기록 자체를 없애주는 ‘신용 대사면’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놓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채무자들과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문제가 제기되는 등 논쟁이 뜨겁다.

특히 차기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사면 정책은 저신용자 계층을 주요 고객으로 대출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부업체나 캐피탈회사, 저축은행 등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이 같은 정책 발표이후 일부 연체고객들이 채무상환을 하지 않고, 무작정 버티겠다는 ‘배째라’식 채무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저신용층 신용대출시장 1년새 50% 성장

저신용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서민금융 확대를 공개적으로 촉구한데다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저신용자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금융권 참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금리 신용대출시장 확대를 위한 2금융기관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연이율 30~40%에 달하는 고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규모는 최근까지 줄잡아 3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등 1금융권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나 캐피탈, 저축은행 등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1년새 40~50% 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한캐피탈, 우리파이낸셜, 기은캐피탈 등 은행계 캐피탈회사들이 오는 7~8월경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고금리 신용대출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 신용 대사면 정책으로 소액신용대출시장 ‘날벼락’

하지만 차기 정부가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 7~10등급인 저신용 금융소외자 720만명 가운데 500만원 이하를 빌린 240만명을 우선 대상으로 연체기록 말소 등 신용사면을 추진하면서 최근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고금리 신용대출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래픽 참조〉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차기 정부의 신불자 대사면 정책은 우리 같이 저신용자 등을 주요 고객으로 신용대출영업을 하고 있는 2금융권은 결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장 이번 발표로 고금리 신용대출 연체자 가운데 일부가 무작정 버티기 시작했다는 것.

사실 신용사면은 참여정부 5년간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억제됐지만 국민의 정부 시절만 해도 1999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채무불이행 기록을 없애주는 것이 전체 금융시장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빚 안갚기 사태를 조장할 뿐 이라는 것이다. 신용기록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금융시장의 중요한 자산으로, 정부의 정책으로 없앨 대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현재는 금융기관의 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은행연합회에서 이를 관리하되 금융기관의 대출시에 평가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신용기록은 정부재산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재산이며 개인이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는 금융정보 이용에 이미 동의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정부가 이를 없앤다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가 될 수 있으며 신용기록 정보를 삭제할 경우 금융기관의 몸사리기로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신용경색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예전에도 그랬듯이, 금융기관들이 개별적으로 연체기록을 보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신용사회를 지향하는 마당에, 신용전과기록을 삭제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란 지적도 많다.

  • [금융포커스]은행계 여전사들 신용대출 정조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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