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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샌디스크와 HBF 첫 표준 규격 공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4 13:33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HBF(High Bandwidth Flash)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4일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 개막에 맞춰 이뤄졌다.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키노트 연설과 패널 토의를 통해 HBF를 AI 시대의 메모리 병목을 풀어낼 핵심 기술로 소개할 계획이다.

HBF는 HBM과 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도, 낸드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크게 키울 수 있다. AI 추론이 확산되며 다뤄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대역폭과 용량 확장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규격은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협력에 나선 데 이어, 올해 2월 컨소시엄을 출범한 지 약 6개월 만에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용량은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으로 쌓는 두 가지 스택 구성을 기준으로 최대 512GB까지 정의했다. 대역폭은 세 등급(Grade 1~3)으로 나눠 약 0.4TB/s에서 3.0TB/s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주목할 점은 HBF와 프로세서를 잇는 연결 방식이다. 업계 표준인 UCIe를 채택해, GPU·CPU 등 종류가 다른 프로세서에도 HBF를 유연하게 연결해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UCIe은 서로 다른 반도체 칩렛을 고속으로 연결하기 위한 개방형 표준 인터페이스 규격이다.

이 밖에도 ▲연결 인터페이스 및 전기적 특성 ▲HBF 다이 스택(Die Stack) 공정의 신뢰성 및 패키징 가이드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소프트웨어 사용 지침 등이 담겼다.

규격 공개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Open Compute Project)를 통해 이뤄져, 특정 기업을 넘어 업계 전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AI 스토리지 시장에서 HBF 채택을 확대하고,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재 HBF 컨소시엄에는 구글, 텐스토렌트가 참여하고 있으며, 개방형 협력을 바탕으로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기술 완성도와 시장 수용성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샌디스크와 HBF 첫 표준 규격 공개이미지 확대보기

FMS 2026 첫날인 현지시간 4일에는 SK하이닉스 김천성 Solution개발 부문장과 강욱성 차세대 상품기획 담당이 공동 키노트 연설에 나선다. 주제는 'AI 에이전트 시대, 계층형 메모리에 기반한 AI 인프라의 효율적 구현 방안(Orchestrating Efficient AI Infrastructure through Tiered Memory in the Era of Agentic AI)'이다.

에이전틱 AI가 빠르게 상용화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는 급격히 늘고, 요구되는 속도와 효율의 수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두 발표자는 이러한 환경에서 단일 메모리 제품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특성이 다른 여러 메모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최적화하는 '계층형 메모리(Tiered Memory)' 기반의 차세대 아키텍처가 필요한 이유와 그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6일에는 SK하이닉스 임의철 담당과 구글 딥마인드 샤오위 마 연구원, 샌디스크 라지브 나가비라바 부사장이 한자리에 모여 패널 토의를 펼친다. 메모리·스토리지·AI 분야를 대표하는 글로벌 3사가 함께하는 자리로, 주제는 'HBF로 메모리 월을 넘다(Breaking the Memory Wall with High Bandwidth Flash)'다. 세 발표자는 AI 인프라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모리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짚고, 이를 돌파할 해법으로서 HBF의 역할과 가능성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FMS 2026 기간 동안 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파트너십 존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 전시 공간, Tech Session 등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10세대(V10) 375단 4D 낸드의 웨이퍼와 제품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375단 4D 낸드는 이전 세대보다 전력 대비 성능을 2.5배 높인 것이 특징으로,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요구하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환경에 최적화됐다. 회사는 내년 초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고용량 eSSD 양산에 착수해 AI 시장에서의 낸드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모바일·PC·오토모티브·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제품 라인업이 함께 전시되며, 이를 통해 AI 시대를 선도하는 메모리 기술 경쟁력과 고객 협력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천성 부문장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 간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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