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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조원 Repo 시장이 보여준 단기자금시장 재편…운용사가 자금조달의 중심에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30 09:40

예탁결제원, 2분기 기관 간 Repo 거래현황 발표
일평균 잔액 273조원…운용사 차입 비중 55.7%로 확대
국채 중심서 금융채·회사채 담보 다변화

자산운용사 Repo 차입 잔액은 152조원으로 1년 새 34조원 증가한 반면, 증권사는 77조원으로 줄며 운용사 중심의 시장 재편이 나타났다. 이윤수 예탁결제원사장과 예탁결제원 본사 모습.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자산운용사 Repo 차입 잔액은 152조원으로 1년 새 34조원 증가한 반면, 증권사는 77조원으로 줄며 운용사 중심의 시장 재편이 나타났다. 이윤수 예탁결제원사장과 예탁결제원 본사 모습. 사진=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국내 기관 간 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이 273조원 규모로 확대된 가운데 자금 조달의 중심축이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MMF 등 단기 운용자금 증가가 Repo 거래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증권사의 Repo 의존도는 다소 낮아지는 등 단기자금시장의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관 간 Repo 거래현황'에 따르면 2분기 기관 간 Repo 거래의 일평균 잔액은 27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3조6600억원)보다 7.8% 늘었다. 총 거래금액도 1경251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2분기 중 일별 최대 잔액은 지난 6월 26일 278조8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Repo 시장이 금융회사들의 대표적인 단기 유동성 조달·운용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거래 규모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예탁결제원은 기관 간 Repo 시장이 금융회사 간 단기자금의 원활한 순환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담보부 거래라는 특성상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Repo 거래는 증권사를 비롯해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사 등 주요 금융기관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과 여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대표적인 단기금융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금을 빌리는 주체의 변화다.

Repo 매도(자금 차입) 기준 자산운용사의 일평균 잔액은 152조2800억원으로 전체의 55.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조7800억원에서 34조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비중 역시 46.4%에서 55.7%로 1년 만에 9.3%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국내 증권사의 Repo 차입 비중은 같은 기간 34.7%에서 28.1%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일평균 차입 잔액도 지난해 87조9400억원에서 올해 76조6900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운용업계의 단기 운용자금 확대를 꼽는다. 최근 MMF 등 단기 투자자금이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유동성 관리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Repo를 활용한 자금 조달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증권사는 지난해 이후 유동성 여건이 안정되면서 Repo 외에도 발행어음,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다양한 단기 조달 수단을 활용하고 있어 Repo 의존도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을 빌려주는 측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Repo 매수(자금 대여) 기준으로는 국내은행 신탁이 74조1600억원으로 전체의 27.1%를 차지하며 가장 큰 공급자로 자리했다. 이어 자산운용사(23.0%), 기타 기관(13.5%), 국내은행(13.3%) 순이었다.

특히 자산운용사와 국내은행 신탁 간 거래 규모는 3086조원으로 업종 간 거래 가운데 가장 컸다. 자산운용사 간 거래도 2427조원에 달해 운용업계 내부의 단기자금 순환 역시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Repo 담보 가운데 국채 비중은 여전히 51.9%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6.6%)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금융채 비중은 26.4%에서 29.8%로 확대됐고, 회사채 역시 2.4%에서 3.4%로 높아졌다.

Repo 시장의 담보 자산도 국채 중심에서 금융채와 회사채로 점차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담보 자산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시장의 거래 기반도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 기간은 여전히 초단기 중심이었다.

원화 Repo 기준 1일물 거래금액은 1경754조원으로 전체 거래의 93.1%를 차지했다. 평균 체결금리는 2.56%로 같은 기간 콜금리(2.53%)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2.53%)를 소폭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Repo 시장 확대가 단순한 거래 증가를 넘어 국내 단기금융시장의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자산운용사의 자금조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기관투자가 중심의 유동성 관리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Repo 시장은 금융기관의 유동성 수요와 자금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선행지표"라며 "운용사의 비중 확대는 단기 운용자금 증가 등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가 단기자금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관 간 Repo 시장은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단기자금 조달과 운용을 지원하는 핵심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시장의 거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인프라 운영과 시장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Repo 거래 구조 변화가 국내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흐름은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운용 전략 변화까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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