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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파업에 현대·롯데 등 공정 차질…건설현장 비상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9 11:08

건설 현장 모습. / 사진제공=픽사베이

건설 현장 모습. / 사진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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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건설업계가 레미콘 운송노조의 무기한 휴업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와 제조사 측이 첫 협상에 나섰지만 불발됐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레미콘 운송이 중단되면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 현장의 핵심 공정인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기간 연장과 공사비 상승과 품질·안전관리 부담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소속 수도권 운송자들이 무기한 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레미콘 제조사를 상대로 운송단가 인상과 통일 교섭체계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광장 앞에서 ‘2026년 단체협상 촉구,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 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레미콘 차량의 발이 묶이면서 수도권 전역의 납품이 중단된 상황이다. 문제는 레미콘이 건설공정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 건물 뼈대를 세우는 골조공사가 멈추게 되고, 이후 진행되는 설비·마감 등 후속 공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골조공사는 건설현장에서 가장 먼저 진행되는 핵심 공정”이라며 “골조가 멈추면 사실상 대부분의 후속 공정을 진행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 현대·롯데 공정 조정 돌입…현장 대응 총력

실제 수도권 주요 현장에서는 공정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시공 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지난 주말 타설 작업을 집중 진행해 이번 주까지 버틸 수 있는 물량을 선확보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레미콘 타설 단계에 있는 수도권 현장의 공정을 중단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레미콘을 투입하는 골조공정은 즉시 멈춘 상태”라며 “수도권 레미콘 업체 상당수가 노조와 연관돼 있어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공정 조정에 나섰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레미콘 사용 공정을 뒤로 미루고 대체 가능한 선행·후속 공정을 우선 진행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타격은 불가피한 만큼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건설사가 동일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는 민주노총 계열 운송망 또는 별도 공급망을 활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현재 휴업에 참여한 곳은 한국노총 소속 운송기사들이 중심”이라며 “일부 건설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공급망을 활용하는 현장은 평소보다 수급이 다소 어려울 뿐 공정에 큰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공정 조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레미콘이라는 자재의 특성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안에 현장에 운반해 타설해야 한다. 철근이나 마감재처럼 장기간 재고를 확보해 둘 수 없는 자재다. 이 때문에 운송이 중단되면 대체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현장 공정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레미콘이 투입되는 골조공사는 통상 전체 공정률 15~20% 구간에서 진행된다. 이후 모든 공정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만큼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현장 전체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는 공정 조정 등을 통해 대응이 가능하지만 파업이 1~2주 이상 이어질 경우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정도는 공정 순서를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화하면 공사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후 공기를 만회하기 위한 집중 시공이 늘어나면서 품질관리와 안전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운송단가 갈등 평행선…정부 중재·규제완화 검토

대한건설협회는 국토교통부에 건의문을 제출하고 노조와 제조사 간 협상 재개를 위한 정부 중재를 요청했다. 건협은 운송거부 장기화에 대비해 수도권 내 배치플랜트(현장 레미콘 생산설비) 설치 요건 완화 등 공급 안정화 대책도 정부에 건의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많은 건설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첨단산업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레미콘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신속한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노사 갈등 중재에 나선 상태다. 국토부는 사태가 본격화하기 약 2주 전부터 중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노사 양측이 직접 만나 운송단가를 포함한 주요 쟁점에 대한 협상에 착수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운송단가 인상 문제를 놓고 양측의 입장 차가 커 단기간 내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쟁점은 운송단가 인상 문제"라며 "이 부분은 노사 간 직접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만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원활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배치플랜트(현장 레미콘 생산설비) 설치 규제 완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현장 자체 생산을 통해 공급 공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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