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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천재 공학도”가 테슬라·보스턴다이나믹스를 꺾다-유니트리 로보틱스 [전병서의 中 첨단기업 리포트①]

전병서

기사입력 : 2026-03-06 10:26 최종수정 : 2026-03-06 17:47

"26세 천재 공학도”가 테슬라·보스턴다이나믹스를 꺾다-유니트리 로보틱스 [전병서의 中 첨단기업 리포트①]
[전병서 박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AI와 로봇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면서 전방위적 위기감도 부푼다. 반도체·로봇·AI·위성·그린에너지 등 각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추세지만 아직도 국내에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적잖다. 기술경쟁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중국의 신흥 첨단산업 강자들을 시리즈로 발굴·소개한다.

15세 대입 천재들의 노가다가 만든 걸작- 왕싱싱과 유니트리의 탄생

2017년 겨울, 상하이대학교 기계공학 석사 출신의 스물여섯 살 청년 왕싱싱(王兴兴)은 항저우의 작은 사무실에서 창업 신고서를 냈다. 자본도 없었고 인맥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로봇에 대한 집착 하나 뿐이었다.

유니트리 CEO 왕싱싱.(바이두 바이커)

유니트리 CEO 왕싱싱.(바이두 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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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싱싱은 중국 공학계가 주목하는 이른바 '소년 천재형 공학도' 세대의 전형이다. 중국 최상위 이공계 대학에는 15~16세에 입학하는 소년 영재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고난 수재라는 것보다, 남들이 두 번 할 것을 열 번 반복하는 집요한 실행력에 있다. 왕싱싱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원 재학 시절 그는 4족 보행 로봇을 독학으로 설계하고 직접 손으로 조립했다. 논문이 아니라 '작동하는 기계'에 집착했다. 졸업 후 곧장 창업 전선에 뛰어든 그는 초기 수년간 CEO이자 CTO로서 모든 연구개발 인력과 1대1로 직접 소통하며 회사 전체를 자신의 손과 머릿속으로 돌렸다.

이 시기의 유니트리는 완전한 장인 공방이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 중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직접 설계했다. 전동기가 그랬고, 감속기가 그랬고, 컨트롤러가 그랬다. 단순 조립이 아니라 핵심 부품 하나하나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고집은 훗날 유니트리 최대의 경쟁 무기가 된다. 왕싱싱은 이렇게 말했다. "팀이 커질수록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문제를 냉정하게 직시하는 이 자기인식이야말로 그가 여전히 업계의 신뢰를 받는 이유다. 창업 8년, 유니트리는 2025년 매출 10억 위안(약 1,900억 원)을 넘어섰고 순이익률은 60%에 달한다. 스타트업이 아니라 이미 수익성 높은 기술 기업으로 진화했다.

테슬라도, 보스턴다이나믹스도 넘지 못한 벽- 가격과 공급망이라는 현실의 전쟁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테슬라 옵티머스와 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는 기술의 상징이다. 그러나 상징이 시장을 먹지는 않는다. 시장을 먹는 것은 쓸 수 있는 가격과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물량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의 단가는 50만 달러, 한화 약 7억 원이다. 기술은 최고 수준이다. 56 자유도, 50kg 부하 능력, 영하 20도에서도 작동하는 환경 내구성. 그러나 2026년 현재 생산 물량 전체가 현대자동차와 구글의 선주문으로 소진됐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목표 단가를 3만 달러로 설정하고 중국 공급망을 활용해 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여파로 Gen3 양산 일정은 2026년 말로 밀렸다. 공급망을 남의 나라에 의존하는 구조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유니트리 G1.(유니트리 홈페이지)

유니트리 G1.(유니트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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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의 답은 단순하고 강력하다. G1 모델 판매가 9만 9천 위안, 한화 약 1,900만 원. 테슬라 목표가의 절반이고 아틀라스의 40분의 1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살 수 있다. 이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핵심 부품의 90% 이상을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M107 시리즈 관절 전동기는 최대 토크 360N·m에 무게는 310g에 불과하다.
같은 성능의 수입 제품과 비교하면 비용이 3분의 1이다. 하모닉 감속기 국산화율은 70%를 넘고, 서보 전동기 국산화율은 80%에 달한다. 장강 삼각주라는 세계 최고 밀도의 제조 생태계 안에서, 유니트리는 반경 100km 이내에 필요한 모든 부품 공급업체가 존재하는 이른바 '100km 공급망 권역'을 완성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일본·독일 부품에 의존하며 관세와 수급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을 때, 유니트리는 그 구조 자체를 다음 단계의 경쟁 우위로 전환하고 있다.

춘완 무대에서 공장 현장까지 -'보여주기'를 '팔리기'로 바꾼 전략

유니트리를 단숨에 대중 브랜드로 만든 것은 기술 논문도 IR 발표도 아니었다. 중국 최대의 국민 축제인 춘절의 춘완(春晚) 무대였다.

2025년 춘완에서 유니트리 로봇들은 부채춤을 췄다. 휴머노이드 로봇 수십 대가 오차 0.1초 이내로 동작을 맞추는 군집 제어 기술의 실연이었다. 2026년 춘완에서는 수준을 한층 높였다. 취권과 3m 고공 탄성 공중 회전. 로봇이 무술을 구사하는 장면은 전 세계 소셜미디어를 순식간에 달궜다. 춘완 직후 징둥 플랫폼의 로봇 검색량은 300% 폭증했고, 63만 위안짜리 고급 모델은 완판됐으며 임대 주문은 3월까지 밀렸다.

그러나 유니트리의 진짜 승부수는 쇼에 있지 않다. 쇼를 통해 대중의 시선을 끌고, 그 시선이 산업계의 관심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 핵심이다. H2 모델은 현재 전력 설비 순찰, 산업 시설 점검, 영화 촬영 현장 등 실제 산업 환경에 100대 이상 배치돼 운용 중이다. 무대에서 공장으로의 전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2025년 연간 출하량은 5,500대를 넘어섰다. 테슬라 옵티머스와 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아직 '양산 준비 중'인 단계에서, 유니트리는 이미 시장에서 수천 대를 판매하고 임대하고 있다. 양산이 곧 시장 지배력이 되는 하드웨어 산업의 속성상, 이 격차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유니트리,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테슬라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중국 정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세 번째 전략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공업정보화부는 2026년까지 핵심 부품 국산화율 80% 이상을 의무화했고, 항저우는 최대 5,000만 위안의 연구개발 보조금을 지원한다. 중앙 재정 산업 전문 자금은 95억 위안을 넘어섰으며, 선전·상하이·창사를 중심으로 1,000억급 산업 집적지 조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거대한 국가 자원이 지금 이 산업 하나로 집중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유니트리가 서 있다. 2026년 4월 커촹판 상장을 신청한 유니트리의 기업 가치는 150억~180억 위안으로 평가된다. 상장이 확정되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첫 번째 상장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이는 한 기업의 IPO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공식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물론 과제는 명확하다. 국산 감속기의 평균 무고장 시간은 수입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가정 서비스 현장에서 로봇이 복잡한 조작을 수행하는 성공률은 여전히 낮다. 사고 발생 시 책임 귀속 기준도 불명확하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2008년의 테슬라에게 지금 같은 기준을 들이댔다면 어땠을까. 당시 테슬라 역시 양산 능력 부족, 공급망 불안, 적자 지속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15년 후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기준 자체를 바꿨다.

2026년은 중국업계가 공식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원년'으로 부르는 해다. 그 원년의 문턱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선 기업이 유니트리다. 15세에 대학에 들어간 천재들이 밤을 새워 전동기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노가다를 수년간 반복한 끝에 쌓아 올린 기술 자산, 세계 최고 밀도의 공급망,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 그리고 이미 수천 대를 팔아본 시장 경험. 이 조건들이 동시에 갖춰진 기업은 전 세계를 통틀어 지금 유니트리 하나뿐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테슬라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단정적인 답은 없다. 하지만 그 자리를 가장 진지하게 노리고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는 이미 분명해졌다.

전병서 박사는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지내고 이후 19년간 중국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으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병서 박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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