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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vs 모녀…'R&D 신화' 한미약품도 피할 수 없었던 '경영권 분쟁'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9-03 15:30 최종수정 : 2024-09-03 19:06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대표이사 선임안 부결
박재현 대표 체제 한미약품, 독자경영 강화
형제 vs 모녀 간 갈등 격화…기업 경쟁력 훼손 우려

한미약품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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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이로써 독자 경영을 선언한 모녀 측 한미약품과 형제 측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갈등은 더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간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 경쟁력 훼손에 대한 우려도 잇따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윤 이사 선임안을 두고 표결했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박재현 대표이사를 사임시키고 그 자리에 자신이 오르는 안건을 올렸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 중 모녀 측 인사가 7명, 형제 측 인사가 3명으로 구성돼 있어서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올 초 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자신들을 포함한 4명을 새로 이사로 선임, 6대 4로 경쟁했다. 당시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와 손을 맞잡았는데 이후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연합을 구성하면서 7대 3, 이사회 지형이 모녀 측으로 기울었다.

이번 이사회 결과에 따라 박재현 대표가 선언한 독자경영 체제 강화에 힘이 실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8일 한미약품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한 데 이어 29일 한미사이언스의 종속회사가 아닌 한미약품만의 독자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지주사에 위임했던 인사, 법무 업무를 신설 조직에 이관하는 독자경영 수순을 밟고 있다.

앞서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독자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켰다. 이후 임종윤 이사는 본인을 한미약품 대표에 올리는 안을 검토하기 위해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부결됐다.

임 이사는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의 독단적인 독립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며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그는 이사회 과정의 밀약 가능성도 제기했다. 임 이사는 “난 우리가 6대 4로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2명의 의견이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밀약이 있었다고 본다”며 “만에 하나라도 밀약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주사와 핵심계열사인 한미약품을 두고 형제와 모녀 간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경쟁력 훼손에 대한 우려가 인다. 현재 추진 중인 신약 개발과 국내 영업, 수출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힘을 모아 사업에 매진해도 모자랄 시간을 자리 다툼에 쏟아붓고 있다.

임 이사는 “한미그룹의 내분 상황에서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모두 주총을 열 것 같아 우려된다. 신약을 얘기하지 못하고 허비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낭비인가”라며 “모녀 측은 지분으로선 장악할 수 없기에 계속 이사진을 추가하려 할 것이고 추가될 때까진 경영권 분쟁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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