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과 자본시장 밸류업 간담회…"초기 필수지표 중심 공시 단순화 필요"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겨냥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는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필수지표를 중심으로 공시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는 16일 여의도 금투협에서 국내·외국계 증권사 7개사 임원, 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본시장 밸류업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모간스탠리증권 조형수 부문장, 미래에셋증권 이강혁 부문대표, 신영증권 김학균 전무, 제이피모간증권 김현정 수석본부장, KB증권 김상훈 상무, 키움증권 김지산 상무, 한화투자증권 손종민 상무 등이 자리했다.
이날 참석한 증권사 임원들은 자본시장 밸류업에 대한 방향성에 공감하며, 최근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자본시장 밸류업은 청년층의 건전한 자산 증식과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며, 또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을 생산적 금융인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시됐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자율성을 강조한 부분은 시행 초기 상장기업의 부담, 다양한 경영상황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다고 봤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주주중시 기업을 위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전무는 “밸류업은 한국증시의 투자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며 “정부-기업 관계에서 출발한 밸류업 방향은 결국 기업-주주 관계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상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기업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발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한국 경제와 기업이 성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산업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들은 자본시장 밸류업을 통해 증시가 활성화되면 금투업계가 수혜를 누리게 되는 만큼 업계가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증권사들은 밸류업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더욱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고,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주주환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반영한 리서치 투자정보 제공 및 리서치센터 커버리지 확대가 꼽혔다.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자본시장), M&A(인수합병)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비즈니스 강화가 지목됐다.

일부 증권사는 상장회사로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상무는 “당사는 발행주식의 8%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율 30% 이상, ROE 15% 달성 목표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였다”고 말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부문대표는 “당사도 상반기 내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계획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임원들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관련 정보를 통합하여 영문으로 제공하고,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마케팅 지속성이 강조됐다. 또 "시행 초기에는 PBR, ROE 등 필수지표를 중심으로 공시를 단순화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면 기업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어 지표를 활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금투협은 앞서 리서치센터장(5월10일), 자산운용사(5월14일)에 이어 이날 국내외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이창화 금투협 전무는 "우리 업계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미국, 일본과 같이 본격적인 투자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5월 28일에는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