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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인재 육성 팔 걷어붙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5-23 00:00

반도체 인력 연간 1만 명 필요…실제론 절반도 못 미쳐
올해 대학 4곳 계약학과 신설…기술 인재엔 정년 없애

삼성·SK, 반도체 인재 육성 팔 걷어붙였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메모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재가 부족해 향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라인 확대를 위해 투자를 지속해왔다. 생산라인이 늘어나면서, 인력이 필요했지만, 반도체 인재는 한정돼 있다 보니 인력난이 더욱 심화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에서만 연간 1만 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 학과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은 1년에 650명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도체 제조사 및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반도체 산업에 근무하는 인력은 총 17만988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반도체 연구개발과 기술, 생산 등 필수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산업기술인력은 9만9285명으로, 2016년 이후 4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종사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업계 내 인력 부족 상황은 여전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2020년 반도체 업계에서만 총 1621명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나 해당 기관이 집계한 부족 인력은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필요로 하는 최소 인력이다.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반도체 전문인력 부족 상황은 더욱 심각한 셈이다.

국가 핵심 사업인 반도체의 인력난이 점차 심화되자, 윤석열 정부도 해당 산업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꼽고 미래 인재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을 미래전략사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반도체는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을 지정하고, 관련 학과의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계약학과 산학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인 AI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디지털 실현 산업 수요 연계형 연구개발(R&D)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또 신속한 인허가를 위한 일원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 1천280억 달러(약 162조원)에서 2027년 1천700억 달러(약 215조원)로 30%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도체 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방거점 대학에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는 것은 물론 대학의 반도체·전자·컴퓨터 공학과 학생·교수 정원을 별도 지정해 대학이 양질의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비전공 학생에게는 전공 전환의 기회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도체 사업 활성화를 위해 민관 협동 반도체 기금 ‘코마테크펀드(가칭)’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당 내용은 이번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인력난을 실감하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대학교와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전문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향후 5년간 총 1160여 명의 반도체 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성균관대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시작으로 이후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카이스트(반도체시스템공학과), 포항공대(반도체공학과) 등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고려대와 반도체공학과 신설을 시작으로 서강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반도체공학과)와 계약학과를 개설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서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기업으로부터 학비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고, 학업 보조금도 지원받는다. 재학 중 산학 체험 프로그램, 졸업 후 취업 혜택 등도 제공된다. 인력이 부족한 기업이 직접 돈을 지불해가면서 인재를 키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인력 확보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신규 인력 대신 기존 인력들의 정년을 없애는 등 인사제도를 개편하며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시니어트랙’을 시행하기로 했다. 시니어트랙은 전문성을 인정받은 직원이 정년 이후에도 회사에서 더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최근 3년 평균 ‘나’ 등급 이상을 받은 성과 우수자, 삼성 최고 기술전문가인 ‘삼성 명장’,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이 심사 대상이다. 선발된 직원은 재계약 후 계속 근무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부터 우수 기술 전문가가 정년인 60세가 지나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기술전문가 제도(HE)를 도입했다.

기술전문가 선발 범위를 생산 현장의 장비 전문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술 인재에게 정년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선배 엔지니어와 여러분이 함께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는 회사의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자, 반도체 생태계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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