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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도시정비 시장 화려한 복귀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08 00:00

신반포15차-반포3주구 등 연이은 수주
코로나에 멈춘 해외시장 먹거리찾기 총력

▲사진: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사진: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 이영호닫기이영호기사 모아보기)이 5년여 만에 복귀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화려한 복귀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4월 공사비 2400억 원 규모의 ‘신반포 15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 5년 만에 국내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 것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공사비 8087억 원 규모의 대형사업인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까지 연달아 수주하며 단숨에 도시정비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약 5년 만에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은 그간 ‘클린수주’ 방침을 내세우며 복마전으로 변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당국이 수주를 둘러싼 과열경쟁과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에 호응해 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물산은 반포에서 이미 반포주공 2단지 재건축,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하는 등 반포에서 래미안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여기에 이번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 재건축이 더해지며 반포 일대에 래미안의 색채를 더 짙게 칠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오래 자리를 비운다고 한들 ‘삼성’과 ‘래미안’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시공능력과 A/S 등에서 래미안의 가치는 여전히 톱클래스로 꼽히고 있고, 특히 고령층 등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삼성의 이미지가 더욱 좋다”고 귀띔했다.

◇ 코로나에 얼어붙은 해외시장, 삼성물산도 ‘먹거리 찾기’ 고심

삼성물산이 그간 도시정비 시장에서 물러서있던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클린수주 방침이 거론되나, 건설업계는 그 원인을 ‘수익성’에서 찾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수주잔고 감소, 래미안 브랜드의 공급이 뜸해지면서 브랜드 가치하락과 매각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주잔고는 지난해 2조6645억 원이었다. 2015년 이후 꾸준히 잔고가 줄었다.

2015년 4조87억 원이었던 삼성물산의 수주잔고는 2016년 3조1626억 원, 2017년 2조9984억원, 2018년 2조7949억 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업이익 역시 2018년 7729억 원에서 5396억 원으로 30.18% 가량이나 급락했다.

▲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에 제시한 ‘래미안 원 펜타스’ 투시도

▲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에 제시한 ‘래미안 원 펜타스’ 투시도

그러나 올해 1분기는 연이은 도시정비 수주 성공에 힘입어 2조7085억 원으로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 이미 2조 원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크게 마진이 남는 장사는 아니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고, 건설사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사업 중 하나기 때문에 중요성은 아주 크다”고 말했다.

국내의 타이트한 규제를 피해 해외로 나섰던 건설사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역시 삼성물산의 국내 도시정비 사업 복귀에 힘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은 지난 5년 동안 해외 수주에 집중했지만, 국제 유가가 발주 최소선인 70달러에 못 미쳐 중동지역 발주량이 예상보다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 여건 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 때문에 계획이 전면적으로 수정되는 분위기”라며, “특히 국내사들이 주로 진출한 중동 시장의 분위기가 아주 냉랭해졌다”고 전했다.

◇ 삼성물산 다음 행선지는 어디? 줄어드는 일감 속 경쟁 건설사들 긴장

삼성물산은 클린 수주 방침을 고수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수주전이 아닌 “철저한 기준을 통해 선별된 사업에만 참여할 것”이라는 원칙을 가져가고 있다.

현재 도시정비 및 부동산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다음 행선지는 흑석9구역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5월말 정기 총회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과의 시공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은 2018년 시공사 선정 당시 내걸었던 조건을 롯데건설이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6월 중 새 집행부를 선정하고, 일정에 따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흑석9구역은 흑석동 일대 약 9만4000㎡을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작년 10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으며, 공사비는 약 4400억 원 규모다.

래미안 브랜드와 우수한 금융조건, 시공능력 등을 앞세워 도시정비 시장에서 성공적인 복귀를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이지만, 그만큼 삼성물산은 경쟁 건설사들의 경계를 사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부동산 및 건설 규제로 인해 주택 및 도시정비 사업은 일감이 나날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도시 정비사업 수주 규모는 지난 2017년 28조5000억 원에서 2018년 23조3000억 원, 2019년 17조3000억 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굴지의 대형사인 삼성물산의 복귀는 기존사들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조합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나 오픈 채팅방 등지에서는 이미 삼성물산이 시장에 복귀한 것을 두고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선택지 자체가 넓어진 것도 좋지만, 그 선택지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대형사라는 부분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예전만큼 ‘브랜드’만을 맹목적으로 쫓는 조합원들은 줄고 조건 중심의 분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도 명확한 전략을 들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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