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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건물주 짬짜미...사라진 ‘통신 선택권’ [2026 국감]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22 09:59

조경태 의원, 방미통위 국정감사서 지적
규제당국 허술한 법 해석...입주자만 골탕

조경태 의원

조경태 의원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최근 오피스텔에 입주한 직장인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기존에 쓰던 통신사 결합할인을 유지하려 했는데, 건물 관리비에 특정 통신사 인터넷·IPTV 요금이 이미 일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려면 별도 요금을 추가로 지불해야만 했다.

A 씨는 “말로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특정 통신사 이용을 강제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며 원룸·오피스텔·아파트 등 집합건물 내 특정 통신사 이용 강제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 불만은 여전하다.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법규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현행 법령상 신규 단체계약 자체를 금지하지 않으며, 입주자가 원할 때 타 통신사를 쓰게 해주면 강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실은 어떨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 결과, 현 거주지에서 특정 통신사만 가입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23.3%에 불과했다. 단체계약이 맺어진 건물에서는 통신비가 관리비에 묶여 부과되기 때문이다.

일부 통신사들 영업 관행이 문제다. 계약서에 ‘입주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형식적 문구만 삽입, 법적 책임을 건물주에게 떠넘기고 있다. 전체 100세대 중 70~80세대만 단체계약을 맺고 “나머지는 타사를 쓸 수 있으니 독점이 아니다”라고 눈가림하는 식이다.

기형적 구조의 근본 원인은 통신사와 건물주 사이에 오가는 ‘음성적 리베이트’라는 것은 업계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말 KISDI 실태분석 연구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단체계약을 대가로 건물주에게 세대당 현금 등 상당한 규모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입주자가 누려야 할 서비스 품질과 요금 혜택이 건물주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조경태 의원에 따르면 이 문제는 별도 법 개정 없이도 방미통위 의지만 있다면 즉시 해결할 수 있다. 조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3항에 따라 금지행위 세부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돼 있다”면서 “방미통위가 유권해석을 바로잡고 시행령을 개정해 ‘건물 단위 단체계약 및 리베이트 제공’ 자체를 금지행위로 명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리베이트를 챙기는 건물주가 입주자 선택권을 고려할 리 만무하다”며 “독점의 출발점인 통신사와 건물주 간 단체계약 및 리베이트를 즉시 금지하도록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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