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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협 조합장 대상 설문조사...90% 이상 농협법 개정안 반대

이동규 기자

dkleej@hanmail.net

기사입력 : 2026-04-16 23:12

전국 조합장, “개혁 취지 공감...현장 목소리 외면한 일방 추진은 안 돼”

농축협 조합장 대상 설문조사...90% 이상 농협법 개정안 반대
[한국금융신문 이동규 기자]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농업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정안의 세부 내용보다 농협의 근간인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 현장과의 충분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871명 중 90% 이상이 3월 11일과 4월 1일 각각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는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절차적 정당성’과 ‘현장 수용성’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96%가 우려하는 것은‘규제’를 넘어선‘자율성 상실’”

설문에 참여한 조합장들은 주요 쟁점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96.8%)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96.4%) ▲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96.1%). 이는 국가 기간 산업인 농업을 지탱하는 농협 조직이 관료주의적 감독과 규제에 묶여 본연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현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주관식 응답에서도 “입법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협동조합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개정안에 담긴 과도한 개입 시도가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충분한 공론화 절차 없는 입법은 농업인 실익 저하로 이어질 것”

이번 조사 결과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권역에서 일관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이번 결과가 일부의 불만이 아닌 농업 현장 전반의 구조 문제 인식임을 보여준다.

또한 개정안 시행 시 농협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이 농업 현장의 목소리와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합장들은 한목소리로 ‘속도전식 입법’보다 ‘내실 있는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성패는 현장 구성원들의 공감과 참여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은 소통을 생략한 채 규제 일변도의 결론을 정해놓고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장 목소리 반영한 지속 가능한 대안 마련 강력 촉구”

농협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개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향으로 전면적인 재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협의 발전을 위해 공청회 등 현장과 충분한 소통을 거친 합리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장 조합장들은 농협 개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통제’가 아닌‘자율적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농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조사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이동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dkle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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