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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온 KT&G 외부 추천 사외이사 요구사항? [2024 이사회 톺아보기]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5-20 00:00 최종수정 : 2024-05-20 13:29

판사 출신 경제법 전문 손동환 교수 선임
이사회 독립성·지배구조 개선 요구할 듯

18년만에 온 KT&G 외부 추천 사외이사 요구사항? [2024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KT&G가 18년 만에 외부 추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일원으로 맞았다.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사외이사가 그 주인공. 손동환 사외이사는 경제법 분야 전문가로 KT&G 기업 경영과 관련해 내부 감시와 견제 기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KT&G 새 수장에 오른 방경만 대표이사와 관계 설정에도 이목이 쏠린다. 손동환 사외이사는 1973년생으로, KT&G 이사회 내 가장 젊다. 방경만 사장은 1971년생이다.

KT&G는 앞서 지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과 손동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KT&G 사장이 바뀐 것은 백복인닫기백복인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이사 이후 9년 만이다.

기업은행은 KT&G 주총을 앞두고 이사회 독립성과 공정성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KT&G가 이사회로 추천한 방경만 사장과 임민규 후보에 대해 전원 반대를 냈다. 기업은행은 특히 방경만 사장이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KT&G는 소액주주들의 뜻에 맡기겠다면서 집중투표제를 처음 도입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이사 선임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주는 제도다. 이사 2명을 선임하면 1주당 2표를, 이사 3명을 선임하면 1주당 3표를 행사할 수 있다.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분산할 수 있다.

KT&G 지분구조를 보면 기업은행이 7.11%로 최대주주이고 이어 국민연금공단이 6.64%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59.3%에 달하는 소액주주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주주들은 누구 편도 100% 들어주지 않았다. KT&G가 추천한 방경만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맞이하면서 손동환 사외이사를 이사회로 입성시켜 견제를 택했다.

방 사장이 최다 득표인 8409만 표를 획득해 1위로, 손 사외이사는 5660만 표를 얻어 2위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임민규 후보는 2450만 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KT&G는 집중투표제에 따라 3명 후보 중 상위 2명을 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KT&G는 2002년 이후 내부 출신 인사가 줄곧 회사를 이끌어왔다. 외부 추천 사외이사가 이사회로 들어온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미국 헤지펀드 칼 아이칸이 KT&G와 경영권 다툼을 하며,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이사회로 선임한 적이 있다. 분리 선출 대상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는 KT&G가 추천한 곽상욱 변호사가 선임됐다.

손동환 사외이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판사로만 약 20년가량 활동했다.

그의 대표 판결로는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이 있다. 손 사외이사는 지난 2019년 12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삼성전자 임원들에게 에버랜드 노조 와해 작업을 지시했다는 혐의(업무방해)로 실형을 선고했다.

손 사외이사는 지난 2005년에는 버스 급정차 사고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호소하던 승객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보험사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명확히 증명할 수 없다면서 배상을 거절했는데, 손 사외이사는 반대로 피해자에 증명을 강요하면 법적 구제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같은 과거 판결을 토대로 보면 손동환 사외이사가 경영자 논리로서만 사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KT&G 이사회에서 그의 독자적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손 사외이사는 향후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KT&G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방경만 사장 1명이다. 방 사장은 전임 백복인 사장 9년 재임 기간 ‘2인자’로 불렸던 전문 경영인이다.

KT&G 글로벌 공략으로 매출 5조 시대를 함께 열었다. 지난해 KT&G 매출은 5조8724억원으로, 6조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영업이익에서 전년보다 7.9% 낮은 1조1679억원을 기록했다.

방 사장은 한국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1998년 KT&G 전신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 핵심분야를 거쳤다.

그가 브랜드실장으로 재임하면서 ‘에쎄 체인지’를 출시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로 만들었다. 글로벌본부장 재임 기간에는 해외시장에 따라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해외 진출 국가를 기존 40여 개에서 100여 개로 늘렸다. 이에 지난해 KT&G는 사상 최초 해외 매출 1조를 달성했다.

KT&G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보다 7.4% 하락한 1조29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25.2%나 빠진 2366억원에 그쳤다. 국내 궐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해외 전자담배 시장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방 사장 취임 후 첫 성적표인데,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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