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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홍콩 H지수 ELS 판매 은행, 적합성 원칙 지켜졌는 지 의구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1-29 15:28 최종수정 : 2023-11-29 16:33

"녹취 등 예방 조치 했다는 은행 입장, 면피로 들려"
"연내 사실관계 파악 노력…책임 분담기준 만들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자산운용사 CEO,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 금융감독원(2023.11.29)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자산운용사 CEO,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 금융감독원(2023.11.29)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HSCEI) 급락으로 손실 위기가 부각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판매됐다는 것만으로도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 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녹취 등을 확보했다며 불완전 판매 요소가 없다는 은행권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콩 H지수 ELS 판매사 점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고위험, 고난도 상품이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어볼 수 있다"며 "설명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 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이 원장은 "솔직히 저도 수 십 장짜리 설명서를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질문에 '네, 네'를 답변하라고 해서 했는데 그것만으로 (금융사)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 지는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LS는 주식 종목 및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이다. 통상 3년 만기에 일정 구간에 있으면 수익을 지급하지만, 통상 가입 당시 가격의 50% 수준까지 떨어지는 녹인(Knock-In,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하면 원금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계약시점이 2021년 상반기인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2023년 11월 현재 H지수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손실 위기에 처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2020년 4분기까지 발행된 ELS는 대부분은 조기 상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내년 상반기 내 지수 반등이 없다면 40~50%의 원금 손실이 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H지수 ELS 판매사 은행, 증권사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손실이 확정되는 내년 이후가 아닌 지금 검사에 착수하게 된 것은 특정 은행 쏠림 등으로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자필 자서를 받고 녹취를 확보했다며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거나 소비자 피해 예방을 했다는 게 은행 입장인 것 같다"며 "그러나 적합성 원칙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상품 판매 취지를 생각하면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H지수 연계 ELS를 대규모로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대해 이 원장은 "신뢰와 권위의 상징인 은행 창구로 찾아온 소비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은행 측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가능한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책임 분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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