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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용의 LG생활건강 9년, 몸집 두 배 불렸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02 00:00 최종수정 : 2020-11-02 09:27

2012년 부회장 취임…영업익 1조원 돌파
M&A·포트폴리오 확충, 위기관리 효과

차석용의 LG생활건강 9년, 몸집 두 배 불렸다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LG생활건강 실적이 발표되면 ‘차석용 마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그의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은 십년 넘게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한국P&G 총괄사장 등을 역임한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2004년까지 해태제과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하면서 LG생활건강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1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부침 없이 회사를 이끌며 LG생활건강을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차 부회장이 승진할 당시 매출액이 3조8962억원에 불과했던 LG생활건강은 올해 몸집이 두배 가량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업계와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도 매출과 영업익이 증가하는 ‘나 홀로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차 부회장의 경영 성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영업익 62분기 연속 증가 ‘기염’, 1조 돌파도 가뿐

LG생활건강 매출은 2005년 1조392억원에서 지난해 7조6854억원이 될 때까지 매년, 매 분기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716억원에서 1조1764억원으로 불어났다. 코로나19가 닥친 올해도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7501억원, 9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3.1%씩 늘었다. 분기별로 따지면 매출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2005년 3분기 이후 59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2분기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무한 기록이다.

연간 실적도 전년보다 좋아져 영업이익 1조원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생활건강의 올해 연간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7조8274억원, 영업이익 1조2212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8%, 3.8% 증가한 규모다. 전망대로라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017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을 넘어선 뒤 4년째 화장품 업계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대장주’에도 올랐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은 24조989억원으로 9조4118억원인 아모레퍼시픽을 크게 앞서고 있다.

2016년 매출 성장률이 18%에 달했던 아모레퍼시픽의 2017년 실적 부진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따른 방한 중국관광객 감소에서 비롯됐다. 사드 보복이 정점에 달했던 2017년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8%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LG생활건강 역시 그에 따른 타격을 입었지만 브랜드 고급화 전략과 그간 진행해 온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완충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후와 숨으로 대표되는 화장품 브랜드의 고급화가 적중했다. 후는 2016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연중 1조원 매출 달성 시점을 단축시켜 온 후는 단일 브랜드로 지난해 연 매출 2조원까지 달성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소비 위축은 물론 면세점, 백화점, 방문판매 등 화장품 주요 채널들의 약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부터 전 사업 부문 중 화장품 성적은 가장 좋지 않았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부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후’, ‘오휘’, ‘CNP’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22%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후’는 8월 T-mall 슈퍼브랜드데이에서 알리바바(T-mall+타오바오) 기초 화장품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대표 디지털 채널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최근 들어서는 화장품 매출 비중의 1/3을 차지하는 면세점 채널의 매출 감소 폭이 상반기 대비 축소되며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경쟁사들이 할인 경쟁을 벌였으나 LG생활건강은 브랜드 에쿼티 강화 원칙을 지키면서 브랜드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위기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 누적된 M&A, 올해 빛 봤다

또 다른 완충재는 기업 인수·합병(M&A)이다.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에 취임한 이후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지분 90%를 사들이면서 음료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다이아몬드샘물(2009년)과 해태음료(2011년, 해태htb)까지 품으면서 음료 사업 부문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더페이스샵(2010년), 바이올렛 드림(2012년) 등 2007년 이후에만 수십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면서 몸집을 키워갔다. 그는 2015년 신년사에서 “M&A(인수합병)란 큰 그림의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차 부회장의 M&A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올해 들어서는 차 부회장이 그간 추진해 온 M&A 결과 대부분이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 삼각 포트폴리오 전략이 코로나19를 맞아 빛을 보고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올해 상반기 LG생활건강의 매출 3조6795억원 중 화장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60.7%(2조2484억원)였지만 올해는 54.1%(1조9898억원)로 줄었다. 같은 기간 생활용품과 음료의 매출액 비중은 각각 20.1%(7448억원), 19.3%(7140억원)에서 25.6%(9415억원), 20.5%(7482억원)로 올랐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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