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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금지, 블록체인 쇄국정책 펼때인가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3-12 00:00

ICO금지, 블록체인 쇄국정책 펼때인가
[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지난달 말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대규모 블록체인 기술 미래상을 공휴하는 열띤 장이 펼쳐졌다. ‘토큰 이코노미’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블록체인업계 관계자 1000여명이 모였다.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옥외광고 게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두는 ‘비두코인’을 소개하면서 그 자리에서 태블릿PC로 광고를 만들어 영국 맨체스터 현지 옥외스크린에 띄워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올 2분기 최초코인판매(ICO) 예정인 비두코인은 비두 서비스 이용료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

싱글 남녀 매치메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폰더는 블록체인을 도입, 지난달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골드토큰’ 4억8000개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성과를 소개했다. 지역주민과 여행자가 직접 여행정보를 주고받는 블록체인 플랫폼 운영사 쿨커즌도 자사 서비스 거래 수단으로 통용될 코인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러시아 등 각국의 기업 9곳이 무대에 올라 자사 기술과 토큰을 어필했고 현장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이 신나는 파티를 주도한 9개사 가운데 한국기업은 없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상화폐에 관심도가 높은 나라에서 국내기업이 주최한 심포지엄 주인공이 모두 외국 기업이었다.

국내 가상화폐 광풍이 무색할 정도로 국산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을 찾아보기 힘든 게 현주소다. 이렇게 된 배경의 한 축엔 가상화폐 투기 부작용을 우려한 우리 정부의 선제적인 ICO 금지 조치가 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ICO를 통해 모집된 자금이 벤처캐피탈(VC) 자금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는 기업금융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업아이디어를 보유한 각국의 젊은 기업들은 ICO라는 새로운 자금조달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ICO는 창업가의 아이디어에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국내에선 ICO가 금지된 지 반년이 지났다. 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치권에서도 ICO 금지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심지어 ICO를 하면 무슨 법령에 근거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도록 방치하고 있다. 눈치를 보며 ICO를 미뤄온 한국 기업들은 속속 해외로 떠나기 시작했다.

한빛소프트는 홍콩 법인을 통해 ‘브릴라이트 코인’(BRC)을 ICO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직토는 싱가포르에서 ‘인슈어리움’ ICO를 추진한다.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를 만든 카카오 역시 해외 ICO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블록체인 기업 웨이브즈는 최근 가상화페 발행과 거래를 모두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머지않아 세계에 수만가지 코인이 존재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어떤 식으로든 ICO 전면 금지 방침을 철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미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이끌 핵심기술이다. 가상화폐를 배제한 채 블록체인 기술만 취하려 한다면 반쪽짜리 기술밖에 가질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건 가상화폐 양성화와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령제·개정이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만 도태될 위험성이 커질 뿐이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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