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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상자산 과세, 첫걸음은 ‘공정성’

방의진 기자

qkd0412@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00:00

세 차례 유예 끝, 내년 과세 시행 앞둬
과세 기준 사각지대…제도 정비 시급

▲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현재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는데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해외 거래소를 알아보는 중이에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다가온 가운데 만난 한 투자자의 말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소득세법 개정 이후 세 차례 유예를 거쳐 오는 2027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과세 대상은 가상자산의 양도와 대여 등으로 발생한 소득이다.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뒤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에도 과세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미 세 차례 시행이 유예된 만큼 또다시 도입을 미루기보다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이다.

앞선 투자자의 말처럼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디파이(DeFi)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과세당국이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가상자산 과세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과세 대상과 기준이 모든 거래 형태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과세 대상 정비가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가상자산의 양도와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스테이킹, 렌딩, 하드포크, 에어드롭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과세 기준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 손실에 대한 처리도 짚어볼 부분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발생한 순손실을 다음 연도로 이월해 공제하는 방식이 허용되지 않는다. 국내주식이나 해외주식, 파생상품 등 일부 자산의 양도손실에도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만큼, 전체 금융자산 과세체계의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세 자체를 미루는 것이 형평성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근로소득자는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고, 금융상품 역시 자산의 종류와 거래 방식에 따라 세금이 부과된다. 가상자산에서 소득이 발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는 것 역시 조세 원칙에 부합한다.

문제는 얼마나 공정하고 실효성 있게 과세할 수 있느냐다.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2030세대 투자자도 많은 만큼 과세 시행 전 충분한 안내가 필요하다.

과세 대상과 계산 방법, 신고 절차 등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채 제도를 시행한다면 투자자들의 혼란과 불신을 키울 수 있다.

동시에 가상자산 산업 전반을 규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 현재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보호법 등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다. 다만 업권 전반을 포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과세제도는 시행되는 반면 산업 전반을 규율하는 업권법은 마련되지 않은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다만 과세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명확한 과세 기준과 업권에 대한 제도적 정비는 물론, 투자자에 대한 충분한 사전 고지까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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