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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또 가져간 '생수 1위'…4전 4패 식품업계 ‘머쓱’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8-01 09:17

광동제약, 제주삼다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013년부터 4회 연속 판권…팝업·마케팅 힘

제주삼다수 제품 사진들. /사진=제주삼다수

제주삼다수 제품 사진들. /사진=제주삼다수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국내 생수 1위 브랜드 제주삼다수의 위탁판매사 공개입찰이 막을 내렸다. 이번에는 풀무원과 삼양식품, 빙그레 등 굴지의 식품기업들도 함께 뛰어들었다. 하지만 광동제약이 다시 한 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4회 연속 삼다수 유통 판권을 사수했다. 제약사가 생수 위탁사업에서 식품기업들을 4번이나 물리쳤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 30일 제주삼다수의 제주도 외 위탁판매사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공개입찰은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한 제주삼다수 등의 주요 제품에 대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유통 전반을 담당하는 위탁사를 고르기 위한 것이었다. 사업 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 4년간이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2013년 농심으로부터 제주삼다수 유통 판권을 넘겨받아 현재까지 위탁사업을 전개했다. 제주삼다수 위탁사업은 4년 단위로 공개입찰을 진행한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7년과 2021년을 더해 올해까지 4회 연속으로 제주삼다수 유통 판권을 확보했다. 특히 2021년부터는 LG생활건강이 전개했던 제주삼다수 비소매 유통까지 광동제약이 통합 운영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올 1분기 기준 국내 생수 점유율 40.7%를 차지하는 1위 브랜다다.

특히, 내년부터는 제주개발공사가 관리하던 대형할인점과 편의점,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제주삼다수의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유통 사업도 위탁사에 함께 이관한다. 이에 풀무원과 삼양식품, 빙그레, 웅진식품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이번 제주삼다수 공개입찰에 대거 뛰어들었다. 참여 기업만 11개 업체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다.

광동제약은 쌍화탕과 청심원, 가다실과 싱그릭스 등 다수의 의약품을 둔 제약기업이다. 그러나 비타500과 헛개차, 옥수수수염차 등의 식음료(F&B) 사업도 함께 영위한다. 지난해 매출은 별도 기준 9748억 원이다. 이 중 제주삼다수 매출이 319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2.8%에 이른다. 광동제약이 제주삼다수 위탁사업 입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주개발공사 전경.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제주개발공사 전경.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광동제약은 지난 2013년부터 제주삼다수 유통 사업을 전개하면서 매출을 3배나 끌어올렸다. 당시 1257억 원이었던 제주삼다수 매출은 10년 뒤인 2023년 3084억 원으로 몸집이 커졌다. 이어 지난해 3197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생수 2위 브랜드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3위 농심의 백산수 등이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는 가운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최근에는 풀무원의 풀무원샘물, 하이트진로의 석수, 아워홈의 지리산수, 남양유업의 천연수 등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생수 시장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광동제약은 지난 10여 년간 체계적인 대리점 운영 시스템을 마련했다. 소매점의 제주삼다수 취급률을 2013년 62%에서 2023년 98%까지 늘려놨다. 전국 어느 소매점을 가든 냉장고에 제주삼다수가 진열됐다는 의미다. 또한,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마케팅팀과 영업팀, CS팀 등 전담조직을 운영하면서 전국 160여 개 대리점과의 협업을 다졌다. 제주개발공사 역시 광동제약의 이러한 노력을 인정하고, 두터운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생수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계속해서 넘쳐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실제 제주개발공사의 지난해 제주삼다수 매출은 3337억 원으로, 전년(3442억 원) 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제주개발공사가 제주도 내에서 제주삼다수를 판매해온 것과 전국 대형할인점과 편의점 등의 납품해온 것을 포함한 값이다. 동시에 제주삼다수 판매량은 전년 95만6330t에서 지난해 94만1907t으로 줄어들었다.
2·3위 브랜드인 아이시스와 백산수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생수 부문 매출은 전년 2510억 원에서 8.3% 빠진 2318억 원에 그쳤다. 판매량 역시 전년 8263만 c/s(병이나 캔 혹은 PET 제품의 묶음 단위)에서 3.8% 준 7947만 c/s에 멈췄다. 농심 백산수의 제조법인인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연변농심)의 매출도 전년 668억 원에서 8.4% 감소한 61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백산수 생산량은 27만9000t에서 14.7% 준 23만8000t이다.

이에 제주삼다수는 광동제약과 함께 찾아가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홍대에 방탈출 팝업인 ‘카페 삼다코지’를 열어 2030세대 젊은 고객을 맞았다. 제주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과 소품을 활용해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이밖에 ‘더현대 서울’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 팝업도 꾸렸다. 여기서는 제주삼다수 홍보 외에도 제주 특산품도 함께 소개해 인기를 끌었다.

광동제약 측은 “그동안 축적된 유통 경험과 조직력, 브랜드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제주개발공사와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됐다”며 “제주삼다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소비자 편의성,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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