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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선택은 ‘자이언트 스텝’… 물가 잡겠단 의지에 3대 지수 반등 [뉴욕 증시]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6-16 09:38 최종수정 : 2022-06-23 09:48

연준, 28년 만에 밟은 ‘자이언트 스텝’
6월 이어 7월에도 0.75%p 인상 시사
파월 “물가 잡겠다… 침체 유도 아냐”
기자회견 끝나자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면서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사진=〈한국금융신문〉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면서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사진=〈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선택은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었다.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린 것이다. 이는 1981년 말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불어닥친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초강수 카드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겠다는 미 연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직후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그간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깨어난 것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270.81p) 높아진 1만1099.16을 나타냈다.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는 1.46%(54.51p) 오른 3789.99로 장을 마감하면서 ‘약세장’(Bear Market)을 벗어났다. S&P500 지수는 지난 1월 3일 전고점 4796.56에서 20% 이상 떨어지는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바 있다.

이어서 미국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다우 존스 공업평균 지수(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도 전 장보다 1.00%(303.70p) 감소한 3만668.53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Russell) 2000 지수는 1.36%(23.31p) 증가한 1731.14로 집계됐다.

연준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투자심리↑



투자자들은 장 초반 미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 회의 결과를 지켜봤다. 잠시 뒤 연준은 정례 회의 이후 성명이 발표됐고, 결과는 기준금리 0.75%p 인상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0.75~1.00%에서 1.50~1.75% 수준으로 변경됐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예상을 넘는 최악의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을 잡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대인플레이션(미래의 물가 상승률)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에 고정시키는 것에 관해 (다른 무엇보다) 단호하게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제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지속적인 금리 인상 뜻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물가를 낮추기 위한 결의와 수단을 갖고 있다”며 “다음 회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6월에 이어 7월 역시 75bp(1bp=0.01%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금리 변화 속도는 향후 경제 데이터와 전망을 본 뒤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미국이 이번 0.75%p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상승률이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의 최대폭인 8.6%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연준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고자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올렸었다. 그렇게 ‘제로(Zero‧0) 금리 종언’을 시작한 뒤 2개월 뒤인 5월에는 22년 만의 최대 폭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날 주요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했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3달 전 4.3%에서 5.2%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증가율은 2.8%에서 1.7%로 대폭 낮춰잡았다. 아울러 9조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재무 상태 표) 축소를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 입장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공격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관측이 커지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공격적인 긴축을 통해) 침체를 유도하려는 게 아니다”며 “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2% 물가 목표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 3대 지수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장 초반 잠시 급락하는 형세도 띠었지만,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상이 결정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여행주와 금융주 등 경기 민감주가 큰 폭 상승했고, 기술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oeing‧대표 데이비드 L. 칼훈)은 전 거래일 대비 9.46%(11.56달러) 상승한 133.72달러에 장을 마쳤다. 아메리칸 항공(AMR‧American Airlines)과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대표 오스카 먼오즈)도 각각 2.78%, 2.43% 올랐다.

최근 약세장이 지속됐던 크루즈 업체 카니발(CCL‧Carnival Corporation)과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 홀딩스(NCLH‧Norwegian Cruise Line Holdings Ltd)도 각각 3.36%, 5.49% 상승했다.

금융주로는 씨티그룹(Citigroup Inc·대표 제인 프레이저) 주가가 3.52%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대표 브라이언 모이니헌) +1.88% ▲웰스파고(Wells Fargo·대표 찰스 샤프) +1.98% ▲JP모간체이스(JPMorgan Chase·대표 제이미 다이먼) +1.18%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대표 데이비드 솔로몬) +2.67%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대표 제프 브로드스키) +1.41% 등도 소폭 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존(Amazon‧대표 앤드류 제시)과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 등 일부 기술주도 S&P500과 나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두 기업은 각각 5.24%, 5.48% 뛰었다. 넷플릭스(Netflix‧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주가도 7.50% 급등했다.

이날 최근 폭등세였던 미국 2년 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20bp 이상 하락했다. 최저 3.193%까지 내린 것이다. 국채금리의 경우 20bp 안팎으로 내리면서 3.280%까지 낮아졌고, 이는 증시 투자심리 자극으로 이어졌다.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7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3.04%(3.62달러) 증가한 배럴당 115.31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장보다 빨리 마감하는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권 거래소(LSE‧London Stock Exchang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우량 주식으로 구성된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20% 뛴 7273.4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1.36%, 1.35%씩 높아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Stoxx) 50 지수도 1.64%(57.14포인트) 증가한 3532.32에 거래를 끝냈다.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이 이날 임시 회의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게 주효했다. 최근 부채가 많은 일부 유로존 국가 국채금리가 오르자 시장을 달랜 것이다. ECB는 기존에 운영하던 팬데믹(Pandemic‧전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재투자 유연성을 높이고, 지역 간 분열을 막기 위해 새로운 지원 도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외환 중개 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선임 시장분석가는 ‘행복한 연준‧ECB의 날’(Happy Fed‧ECB Day)라고 표현하면서 “ECB는 새로운 분열 방지 도구 설계 완성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장에 보여줬다”고 전했다.

공격적 긴축, 시장 달랠 수 있을까



연준의 이 같은 공격적 긴축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을 달랠 수 있다고 보는 이도 있고, 오히려 경제를 냉각시켜 경기 침체를 유발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날 반등이 일시적일 뿐이라며 증시 상황을 좋지 않게 보기도 한다.

미국 투자자문사 엘피엘 파이낸셜 홀딩스(LPL Financial Holdings Inc‧대표 댄 아놀드)의 낸시 크로스비(Nancy Crosby) 수석 시장 전략가는 “50bp에서 75bp 인상으로 바뀌는 것은 냉혹한 현실 때문”이라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연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Allianz Investment Management)의 찰리 리플리(Charlie Ripley) 선임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당분간 시장을 달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3대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WP‧Washington Post) 역시 이날 금리 인상에 관해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가장 공격적인 조치”라며 “소비 지출을 억제해 과열 경기를 가라앉히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낮춰 가격 하락을 가져오는 데 도움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자와 일부 기업은 인플레이션 통제 조치가 경제를 너무 냉각시켜 경기 침체와 정리해고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도 표했다.

이날 반등이 일시적일 뿐이라는 데도 타당한 근거가 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 전망치는 3.4%다. 이는 지난 3월 대비 1.5%p 오른 수준으로, 연준이 기존에 설정한 2.5%의 중립금리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즉 길게 볼 때 경제 성장은 더디고 금리는 물가 상승은 지속돼 불안한 증시 상황을 당장 타파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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