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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어피니티-안진 2차 공판… “가치 평가 아닌 단순 계산”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9-10 17:25

검찰, 교보생명 관계자 증인 신문
’어피니티컨소-안진’ 핵심혐의 소명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 교보생명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 교보생명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교보생명 풋옵션 논쟁과 관련해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가격을 합의에 따라 단순 계산한 정황이 드러났다.

10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의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공판은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박 모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검사측의 신문으로 진행됐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valuation(가치평가) 업무가 아닌 calculation(계산)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 진술의 요지였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가치평가 수행기준에 의거해 고객과 합의한 calculation(계산) 업무일 경우 원칙적으로 제 3자에게 공유될 수 없다. 그러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은 고객인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수차례 합의에 따른 calculation 업무를 수행했고, 이 것을 마치 독립적으로 수행한 valuation의 결과처럼 포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내부규정도 위반한 사항일 것인데 이를 좌시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책임도 크다는 설명이다.

이 교보생명 관계자는 IMM PE 관계자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빈칸으로 보낸 표를 채워줘라, 그러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있고, 회계사가 “컨펌해달라”는 표현 등을 사용한 것이 어떤 결과값을 최종평가금액으로 정할지 결정해 달라는 것으로, 즉 합의된 calculation 업무라고 설명했다.

풋옵션의 가치평가 업무는 가격의 범위를 정해주는 법적 구속력이 발생하므로 매우 공정하게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독립성을 위배해 합의된 계산 업무를 수행하듯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설명이다.

검사측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FI간의 주주간 계약인데, 공정시장가격(FMV)을 산출할 당시 신창재 회장은 왜 평가기관을 선정하지도 않고 가격을 제출하지 않은 것인지 본인에게 물어보았는지 확인했다. 박 부사장은 “물어본 적은 없고 당시에 이 업무를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원래 가격을 제출하려고 했는데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들에게 거절당하여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재무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고발을 주도한 정황에 대해 검사측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신창재 회장이 고발에 관여했는지 물었다. 박 부사장은 “회사와 신창재 회장 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FI들이 ICC에 중재 신청을 한 이후에는 윤열현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되었고 검찰 고발은 윤열현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인 면책약정은 본래의 보고서의 목적이나 활용 범위를 벗어나는 일로 생기는 손해로부터의 면책을 명시하고 있는데, 어피니티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사이 맺어진 면책약정은 본래의 보고서 작성 목적인 “신 회장과 중재판정부에 공유됨으로써 생기는 손해에 대해 민형사상 손해를 보상”하기로 돼있어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 이사회의 대부분이 IPO 추진을 반대하는 상황이었고, 어피니티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한동안 IPO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을 이사회에서 어피니티측 이사회 멤버가 발언했고, 그 발언 이후 풋옵션을 행사해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검사는 이어 피고인들이 1주당 가치가 43만원으로 되어있다고 강조하는 내재가치평가 보고서는 왜 제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시 물었다. 박 부사장은 “내재가치평가 보고서는 원래 1주당 가격이 다소 부풀려진 금액이 나온다”면서 “안진회계법인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제공하지 않는 자료”라고 대답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1일로 예정됐다.

한편 ICC는 지난 6일 중재판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의 형사기소건에 대해 중재가 시작된 이후 지난 1월 검찰 기소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자료가 늦게 제출돼 충분히 검토할 증거도,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판정을 내릴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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