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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재추진…의료계 반발 넘어설까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0-08 17:07

'실손 청구 간소화' 21대 국회서 세 번째 발의
고용진 "청구 간소화로 국민 편익 증진 기대"

현행 실손보험 청구체계와 보험연구원이 제시한 개선안. / 사진 = 보험연구원

현행 실손보험 청구체계와 보험연구원이 제시한 개선안. / 사진 = 보험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간편하게 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재추진된다. '보험사 배만 불린다'는 이유로 여전히 의료계 반발이 심한 가운데 여야 주요 의원들이 모두 실손 청구 간소화 관련법을 발의해 21대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1대 국회 들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7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이 잇따라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국민 3명 중 2명꼴로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10년간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대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실비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병원과 보험사를 전산망으로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전산망이 연결되면 고객은 병원에서 결제만 하고 이후 절차는 보험사와 병원이 처리하게 된다. 의료비 청구 절차가 한층 간소화되는 셈이다. 현재 일부 보험사와 일부 대학병원들이 제휴를 맺어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실손보험금을 받으려면 실손보험 가입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비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보험연구원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해 동안 가입자의 90% 이상은 한번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으며, 100만원 이상 청구한 사람은 2%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가장 이견이 큰 의료정보 전송과 관련해 전산망만을 이용하도록 제한하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문서를 암호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번 고용진 의원의 발의안에도 보험금 청구를 중계하는 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지정하는 방안을 두고 의료계가 심평원이 정보를 집적하거나 향후 비급여 의료비용을 심사할 것을 우려해 반발이 컸던 만큼 심평원이 서류전송 업무 외에 다른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 또는 보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위탁업무와 관련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이번 개정안에 추가했다.

고용진 의원은 “보험료는 매월 자동으로 나가고 있지만 보험금 청구 절차는 복잡하고 불편해서, 소비자가 청구를 포기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라며,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되어 실손보험에 가입한 많은 국민들의 편익이 증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는 해당 보험업법 개정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대한의사협회는 “이 개정안이 보험회사의 환자정보 취득을 간소화해 향후 보험금 지급 최소화를 통해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결국은 민간보험사 이익만을 위한 악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지난달 성명서를 내고 “법률안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료비 심사에 개입해 삭감하거나 지급 거부로 이어질 경우 의료기관들은 보험사의 눈치를 보아가며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어 의료가 보험사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는 21대 국회에서 실손 청구 간소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시스템은 종이서류를 기반으로 해 최근 화두로 떠오른 언택트(비대면)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며 "의료계와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20대 국회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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