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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라임사태’ 악재 겹겹…잘나가던 한국형 헤지펀드 휘청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0-11 17:11

‘DLF·라임사태’ 악재 겹겹…잘나가던 한국형 헤지펀드 휘청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빠르게 성장하던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대규모 손실을 낸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국내 1위 헤지펀드 업체 라임자산운용의 불공정거래 의혹과 환매중단 등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1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는 34조5000억원이다. 헤지펀드 순자산은 전월 대비 4000억원 감소하면서 올해 들어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펀드당 평균 순자산 규모는 1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억원가량 줄었다. 헤지펀드 수는 지난달 170개의 헤지펀드가 새로 설정됐고 162개가 해지돼 총 3002개로 집계됐다.

헤지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사모펀드의 한 종류다. 롱숏 전략이나 퀀트, 행동주의 투자 등 다양한 기법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헤지펀드 시장은 올해 들어서만 10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헤지펀드 순자산은 2015년 말 2조7500억원에서 작년 말 23조26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 말 기준 33조원을 넘어선 뒤 8월 말 34조9200억원으로 35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2014년 말 10곳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수는 2015년 말 20곳, 2016년 말 91곳, 2017년 말 140곳, 2018년 말 169곳으로 빠르게 늘었다. 사모펀드 수탁액은 2014년 173조 원에서 지난해 말 333조원으로 92%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이 불어나는 동시에 리스크도 함께 커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집중적으로 판매됐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에서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는 현지사업자의 계약위반 사건이 불거졌다. 공모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사모펀드의 장점이 리스크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7월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등 의혹이 제기된 후 투자자 이탈로 자산 규모가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지난 7월 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개방형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30일 5조원에 달했던 순자산은 이달 7일 4조8000억원으로 1주일 새 2000억원가량 줄었다.

결국 라임자산운용은 일부 펀드의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8일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Mezzanine)이 주로 편입된‘테티스 2호’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된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펀드의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중단 대상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환매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오히려 자산의 무리한 저가 매각 등으로 펀드의 투자수익률이 저하돼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펀드 가입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된 자산의 안전한 회수가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이달 2일이 최초 상환일인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의 상환금 지급도 연기했다. 이 상품은 교보증권의 채권형 레포(REPO)펀드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채권펀드에 각각 50%씩 투자하는 멀티전략 펀드다.

이중 교보증권 레포펀드는 현금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라임자산운용 사모채권펀드가 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금 절반의 상환이 미뤄지게 됐다. 펀드 규모 총 400억원 중 상환이 연기된 금액은 약 274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이 불공정거래 논란과 금감원 조사로 보유 채권을 원활하게 매각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은 상장사 전환사채(CB) 편법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환매중단으로 대규모 ‘펀드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악재가 장기화될 경우 사모펀드 시장 전반에 대한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사모펀드 규제 방향성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DLF 불완전 판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사모펀드 관련 악재가 반복되고 있어 투자자 보호 측면을 더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해서는 금감원을 통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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