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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 채권시장 고수들-2] 권혁상 NH투자증권 이사 “역발상 자세로 과감한 투자”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0-04 19:00 최종수정 : 2019-10-29 07:07

[2000조 채권시장 고수들-2] 권혁상 NH투자증권 이사 “역발상 자세로 과감한 투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상상력과 역발상 없이는 변화무쌍한 채권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혁상 NH투자증권 채권운용부 이사(사진)는 최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운용철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권 이사는 2001년 대한투신운용 펀드매니저로 입사한 후 2003년 회사채 전용 펀드인 '클래스1 장기채권 S-1호'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출시 4개월 만에 수탁액 5000억원, 6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권 이사는 이후 도이치자산운용 등을 거쳐 2011년 NH투자증권에 합류했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하반기 이후 우수 국고채전문딜러(PD) 자리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안채 우수대상 기관도 놓치지 않고 있다.

권 이사는 채권시장의 속성에 대해 “항상 옳다고 생각하며 정직하고 합리적인 시장”이라면서도 “다만 늘 앞서가기 때문에 때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살 때 함께 사면 수익 기회가 적어지고 팔 때 따라서 매도하면 손실 가능성이 크다”며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모든 시장 상황에서 역으로 생각하는 역발상의 자세를 취하며 준비해야 시장 흐름이 바뀔 때 과감히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무조건 시장의 선택과 정반대 행동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권 이사는 “‘지금이 맞는가’, ‘정확한 가격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묻고 판단이 선 순간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올해를 제외하고 직전 2년간은 글로벌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으로 인해 국내 채권시장 역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기관이 많았고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 역시 스티프닝 되며 장기금리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많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은 플랫 포지션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과도한 플래트닝 흐름은 오히려 이익 실현할 수 있는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권 이사는 최근 국내외 경기 상황에 대해 “기본적으로 글로벌리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무역분쟁 등의 영향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러한 부정적 경기 영향에 대한 대책으로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확대하는 정책은 경제참가자에게 시그널링 효과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금리의 실효 하한에 대한 부분이 점차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향후 몇 년간은 국내 역시 금리 하향 안정화 추세 속에 우량 크레딧의 스프레드가 재차 축소되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지만 점차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변동성 요인으로는 정치적·지정학적 이슈를 꼽았다.

권 이사는 “최근 주식시장과 상품시장, 채권시장을 망라하고 금융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펀더멘털에 근거한 움직임보다는 정치적·지정학적 요인을 근거로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단 미·중 무역분쟁뿐만 아니라 영국의 브렉시트 진행 과정에서 정치적 마찰, 중동 국가 간 지역적 분쟁, 한일 무역분쟁 등 예측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금융시장의 가격변수가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권 이사는 평소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표를 토대로 다소 관심도에서 벗어난 지표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 경제 흐름에 대한 본인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는 지표나 정보를 활용해 시장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시장 방향성의 분기점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재료에 대한 결괏값에 의존하며 포지셔닝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 이면에 숨겨진 함축적 의미를 토대로 포지셔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이사의 리스크 관리 비법은 시장의 사소한 요인조차 쉽게 넘기려 하지 않는 습관이다. 그는 “사전에 알 수 없고 모두가 리스크라 생각하지 않는 요인이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따라서 모든 채권시장이 한쪽 방향으로 쏠림이 있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은 대처가 되기 때문에 실제 리스크로 나타나지 않으며 모든 투자자가 리스크라 생각하지 않는 작은 요인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것이 채권시장에서 십수년 넘게 투자하며 익힌 리스크 관리 노하우”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 채권운용부는 매일 회의를 통해 단기 대응 및 중장기 전략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섹터·역할별 트레이더를 배치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각자가 맡은 역할에 따라 커브, 스왑, 크레딧, 단기물 등의 세부 영역에 대한 요인을 분석하고 주 포트폴리오 전략과 병행해 추가적인 전략을 구성하는 식이다.

권 이사는 “운용 북이 클수록, 목표수익이 높을수록, 시장이 급변할수록 투자판단과 이에 따른 단결된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별 트레이더가 홀로 트레이딩을 통해 소규모의 자금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부서 내 팀제를 도입, 북별로 팀을 이루게 해 조직원들의 책임을 강화했다. 팀마다 일정 규모의 북을 부여받아 전략을 투자로 연결하고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권 이사는 현재 팀 시스템이 잘 정착돼 부서원 간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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