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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전자BG 김인욱 사장, AI 소재 1조 투자 ‘승부수’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06 00:00

AI 투자 열풍…CCL 폭증
공장풀가동…이익률 30%
2028년 이후 영향력 확대

▲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사진=두산 전자BG

▲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사진=두산 전자BG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두산 전자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전자BG가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통신 소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전 세계적 AI 열풍과 데이터센터 건설 폭증으로 동박적층판(CCL) 수요가 쏟아지자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해 공급 병목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CCL 수요 대응 과감한 투자

㈜두산은 최근 전자사업부(전자BG) 국내외 생산라인 증설에 약 9684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두산이 직접 집행하는 국내 투자 약 4210억 원과,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 창수법인을 통한 해외 투자 약 5474억 원으로 진행된다.

이는 2025년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12조2343억 원)의 7.92%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외 투자 재원 가운데 약 1824억 원은 ㈜두산이 중국 창수법인에 증자해 마련하고, 나머지 약 3700억 원은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조달한다. 투자기간은 지난달 17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두산 측은 “AI 데이터센터 증설 전망에 따른 CCL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원자재로, 유리섬유에 수지를 입힌 절연층 위에 얇은 구리박(동박)을 붙인 판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처럼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기기일수록 신호 손실을 줄인 고사양 CCL이 필수적이다.

CCL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한 소재 간 ‘최적 조성비율’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분자 수준 정밀한 화학적 결합과 소재 간 유기적 상호작용, 물성 최적화 등 고난도 배합 기술이 필요하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CCL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CCL은 초고속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요건으로 인해 소수 기업만이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BG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핵심 공급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두산 전자BG 증평 공장 가동률은 109.8%에 달하며, 김천 공장 역시 102.7%로 100%를 초과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공장 가동률 또한 92.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향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생산 능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두산은 거점별로 제품 용도를 특화해 투자에 나선다. 국내 공장은 차세대 통신 및 초고속 데이터 전송의 핵심 부품인 광모듈용 CCL 라인을 증설한다.

중국 창수법인은 공장을 신축해 AI 가속기 및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주)두산은 중국 창수법인 기존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공장을 건립하며, 일부 라인은 2028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핵심 캐시카우’ 부상

㈜두산 전자BG가 1조 원에 가까운 큰 금액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실적과 수익성이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CCL 평균 판매단가는 제품 구성 변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2024년 5만1022원에서 2025년 6만127원, 2026년 상반기 6만9132원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전자BG는 2024년 매출 1조72억 원, 영업이익률 12.2%를 기록했다. 이어 AI 시장이 본격 활성화한 2025년 매출 1조8757억 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86% 성장했다.

성장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상반기에만 매출 1조2934억 원, 영업이익 3869억 원을 올려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의 69%를 달성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9.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두산 전체 재무 구조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전자BG가 거둔 영업이익은 전 부문 합계 영업이익(8955억 원)의 43.2%를 차지한다.

연결조정 전 부문 합계 자산 44조2507억 원에서 전자BG가 차지하는 비중이 1조9481억 원으로 4.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자산 규모로 부문 이익의 40% 이상을 창출해 내는 ‘효자 사업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은 올해 2분기 기준 세계 할로겐프리(HF) CCL 시장 점유율을 16%로 추정하고 있으며, 광모듈용 HF CCL 등을 주요 제품으로 꼽고 있다.

2028년 이후 영향력 확대

㈜두산 전자BG 성과와 대대적 투자에는 ‘첨단 소재 생태계 구축’이라는 회사 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월 전자BG장에 취임한 김인욱 사장은 지난 3월 수지기술원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전자BG는 단순히 좋은 소재를 만들어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미래 기술이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소재 납품업체를 넘어 AI·통신 등 첨단 산업의 미래 생태계를 설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진행하는 대대적 투자도 광모듈·AI 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 등 첨단 용도별 라인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맞춤형 하이엔드 소재를 적기에 공급하려는 체질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 내 두산 전자BG 영향력은 증설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는 2028년 이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번 투자로 CCL 생산 능력 확충과 동시에 신규 고객 추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AI 가속기용 및 광모듈용 CCL 생산 라인에 집중된 점을 감안할 때, 양산 개시 이후 중장기적 외형 성장과 더불어 영업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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