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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김준구, 네이버웹툰 ‘덕업일치’로 도약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1-02 00:00

만화책 수천권 소장한 소문난 ‘만화광’
“작가가 돈 벌어야 회사도 성장” 지론
이해진 창업자가 팀원 참여, 전폭 지원
올해 미국 IPO 추진…수익성 개선해야

금발의 김준구, 네이버웹툰 ‘덕업일치’로 도약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구호 네이버웹툰이 올해 미국 시장 IPO(기업공개)에 도전한다. 미국 디즈니에 버금가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김준구 대표 숙원이다. 네이버 해외 사업 확장 핵심 거점이기도 한 네이버웹툰이 이 미션을 순조롭게히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국내 대표 콘텐츠 회사로 이끈 주역이다. 네이버가 웹툰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오로지 웹툰 한길만 달려왔다.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네이버 콘텐츠 사업 주축인 네이버웹툰 CEO(최고경영자)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그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졸업후 2004년 27세 나이로 NHN(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당시 네이버는 만화책을 스캔해 온라인에서 유통하는 방식으로 만화 서비스를 했는데, 이때 김 대표가 그 일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소문난 ‘만화광’이다.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만화책만 9000권에 달한다고 한다. 즐기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 하는데, 바로 김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스스로 ‘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라고 칭할 정도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네이버웹툰 초기 서비스를 구축한 후 작품을 적극 발굴하고 나섰다. 흥행 작품을 보유해야 독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고, 그래야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대표 흥행작인 김진태 작가 ‘바나나걸’, 조석 작가 ‘마음의 소리’, 김규삼 작가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 모두 김 대표가 직접 찾아낸 작품들이다.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도전 만화 시스템도 도입했다. 현재 네이버웹툰 도전 만화 시스템은 만화 지망생 사이에서 ‘등용문’으로 통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사용자들이 콘텐츠 연재 일정을 예측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최초로 ‘요일제’를 도입했다. 독자 일상 속에 웹툰 소비가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수익 구조가 좋아지면 창작 환경이 나아지고, 그러면 더 재미있는 웹툰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양질 작품을 다수 보유한 네이버웹툰 역시 순조롭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현재 네이버웹툰 창작자 수익 모델인 ‘PPS(파트너스 프로핏 쉐어)’도 이런 김 대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원고료 외에 또 다른 수익원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웹툰은 PPS를 통해 원고료와 별개로 콘텐츠 유료 판매나 작품 연계 광고 등 21개 부가 수익모델을 제공한다. PPS 규모는 2013년 232억원에서 10년 후인 2023년 2조255억원으로 무려 87배나 급증했다.

네이버웹툰은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에 겨눴다. 글로벌 웹툰 시장 성장성을 봤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웹툰 사업 전초 기지를 미국에 세운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어 문제로 해외 사업 전개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컷으로 나뉜 종이 만화책 세상에서 세로 스크롤 방식 웹툰을 알리기가 만만치 않았다. 작가 한 명 영입하는 것도 버거웠다. 김 대표가 금발로 머리 염색한 것도 이때다. 미국 작가들과 파트너사에게 금발 아시아인을 각인시키고 싶었다.

지금 김 대표의 머리는 흑발로 다시 돌아왔다.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는 증거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김 대표를 전폭 지원했다. 네이버웹툰이 해외로 눈을 돌리던 2013년, 이 GIO는 웹툰 사업에 대한 김 대표 의지를 확인한 후 미국 샌디에이고에 TF(태스크포트)를 꾸렸다. 김 대표를 TF장에 앉히고 자신은 팀원으로 참여했다.

김 대표 노력은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 이용자는 8900만명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네이버웹툰은 북미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70.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영어 오리지널 작품 ‘로어 올림푸스’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미국 3대 만화 시상식(아이스너 어워드, 하비 어워드, 링고 어워드)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 아마추어 작가용 플랫폼 ‘캔버스’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12만명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IPO 추진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2024년은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에 발을 들인지 딱 10년째 되는 해기도 하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CO)로 데이비드 리를 영입했다. 데이비드 리는 미국 여러 기업을 거치며 25년간 경력을 쌓은 ‘재무통’이다. 베스트바이, 징가, 임파서블 푸드, 인에비터블 테크 등에서 CFO를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략을 담당해 온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실장은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했다. 김 CSO는 매켄지앤드컴퍼니, 테슬라,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 오터 등을 거쳤다.

관건은 손익분기점(BEP) 개선이다. 이미 국내를 포함해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 과정에서 왓패드, 문피아,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등 여러 회사를 인수하면서 외형 확대에는 성공했다. 상장을 앞두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를 제대로 받기 위해선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네이버웹툰은 아직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은 흑자 재진입에 성공했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해외 시장에 국내 수익모델을 이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쿠키’를 구매해 유료 콘텐츠를 즐기는 과금 모델이 자리 잡았으나 아직 해외는 그렇지 않다. 웹툰 월활성사용자(MAU) 대비 유료결제이용자수(PU) 비중도 적다.

2022년 2분기 기준 국내 PU는 540만명에 이르지만, 일본은 180만명, 미국은 54만명에 불과하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유료 콘텐츠를 포함해 일본, 북미 지역 내 보상형 광고 상품 도입으로 광고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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