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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신한은행 IPS 기획부 부부장 “테이퍼링 시점보다 속도에 주목” [2021 한국금융투자포럼-주제발표]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9-23 00:00

“신흥국 테이퍼링 부담…충격 지켜봐야”
“테이퍼링 후 금리인상 이슈도 고민해야”

▲오건영 신한은행 IPS 기획부 부부장

▲오건영 신한은행 IPS 기획부 부부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행하는 시점보다는 매입 감축 규모와 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기획부 부부장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1 한국금융투자포럼 : 코·주·부(코인·주식·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에서 “급격한 성장 둔화 우려와 자산시장 충격이 없다면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올해 11월 시작돼 내년 11월께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이퍼링은 중앙은행이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 회사채 등의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던 것(양적완화)을 서서히 줄임으로써 유동성 속도조절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0.00~0.25% 수준으로 낮추고 같은 해 6월부터 매월 국채 800억달러, MBS 400억씩 매입해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진전한다면 올해 안에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수 있다”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테이퍼링 방식은 연준이 미국 국채 매입을 한 달에 100억달러씩 축소하고, MBS는 매달 50억 달러씩 줄이는 방안 등이다.

오 부부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선언을 시작하고 11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4월부터 5개월 이상 테이퍼링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고 이제 시장은 11월이냐 12월이냐가 아니라 연내 테이퍼링이 될 것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며 “테이퍼링 이슈는 시작 시점과 함께 진행 속도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테이퍼링을 위한 연준의 세 가지 목표로 물가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통한 성장, 금융안정을 제시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평균 물가상승률 2%와 최대 고용 목표 달성을 위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테이퍼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의 조건인) 상당한 추가 진전은 인플레이션에서는 충족됐다”며 “최대 고용 목표에서도 명확한 진전이 있다”고 언급했다.

오 부부장은 “파월 의장이 물가와 고용에 대해 상당 부분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고 이제 금융안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안정은 과도한 자산 버블에 대한 제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지난해 이후 3조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등 대규모 양적 완화를 단행해 자산시장을 자극했다”며 “저금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났고 결국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시장 과열이나 부채 확산을 막아보려는 중앙은행의 시도들이 나타나게 됐다”면서 “현재 낮은 금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늘어난 부채는 부메랑처럼 돌아온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국내 가계부채가 1700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1%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이자 부담만 17조에 달한다”며 “과거처럼 금리를 과감하게 올릴 수 없지만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 부채가 더 늘어나는 딜레마 속에서 완만한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출구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오 부부장은 테이퍼링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긴축 이슈가 신흥국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 기획부 부부장 “테이퍼링 시점보다 속도에 주목” [2021 한국금융투자포럼-주제발표]
오 부부장은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정책과 양적 완화를 쏟아냈고 백신 보급률도 신흥국보다 굉장히 높은 상태”라며 “미국에 성장 모멘텀이 많고 실제 성장하는 상황에서 테이퍼링을 하는 것인데 다른 국가는 성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테이퍼링을 맞게 된다. 결국 테이퍼링을 보며 두려워하는 이슈는 불균형 성장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신흥국이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 출구전략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약한 고리라고 진단했다.

그는 “백신 보급률, 사회 인프라, 추가 재정 및 통화정책 제한 등으로 신흥국의 성장 회복세는 선진국 대비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성장 회복세가 부진한 신흥국에는 테이퍼링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신흥국에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배분과 같은 안전장치가 주어진 것으로 충분할지에 따라 테이퍼링 충격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과거에 겪어보고 준비했던 신흥국들이 이번에 테이퍼링을 어떻게 맞이할지가 이번 하반기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오 부부장은 하반기 G2(미국·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미국의 성장 모멘텀이 동시에 둔화됐다”며 “미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 희석과 중국의 경기 피크아웃 시그널은 G2 성장 둔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 전반의 성장 기대를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G2의 성장이 세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맞춘 연준이 테이퍼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있었던 테이퍼링과 다른 양상”이라며 “성장이 탄탄하게 유지되면 테이퍼링은 찻잔 속 태풍일 수 있으나 성장이 세지 않고 위축되는 속도가 빠르다면 테이퍼링에도 긴장해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테이퍼링 이후 금리 인상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오 부부장은 “2013년 갑작스런 테이퍼링 예고에 이머징 주식이 급락했다가 2014년 1월 테이퍼링 시작 이후 이머징 시장의 주가는 오히려 꾸준히 완만히 상승했는데, 앞서 테이퍼링이라는 악재를 어느 정도 소화한 것”이라며 “그러나 2014년 8~9월 중 이머징 시장은 금리 인상 이슈에 하락했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첫 금리 인상의 시점과 금리 인상 속도도 실물 경제 주체들에게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지난 6월 열린 FOMC 회의에서는 위원 18명 가운데 대부분은 2023년까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했고 이중 7명은 내년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 부부장은 “2014~2015년 당시 테이퍼링 이슈보다도 그 뒤에 있었던 금리 인상에 달러가 민감하게 반응했었다”며 “금리 인상 이슈도 조금씩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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