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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R&D센터 빛과 그림자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12-07 00:27

삼성 R&D센터 빛과 그림자
삼성전자가 서울 소재로는 최초로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 시대를 열었다. 삼정전자는 고급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해 입지 조건이 좋은 서초구 우면동에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중심 연구 단지를 마련키로 하고 지난 2012년 7월 R&D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서울 R&D센터가 올해 완공됨에 따라 서초사옥과 수원디지털시티에 분산돼 있던 디자인경영센터,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 등 4천여 명을 이동시켜 둥지를 틀게 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정식 출근하고 있다.

서울 R&D센터는 33만㎡(10만평) 규모로 조성된 총 6개동으로 이뤄진 첨단 R&D센터로 설계됐다. 10층짜리 5개동과 8층 높이의 1개 건물을 세워 병원과 어린이집, 명상실 등도 갖췄다. 특히 지역 주민과의 조화에 신경썼다. 담을 없앤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주민의 쉼터 역할도 하고, 주택가와 인접한 건물은 조망권과 일조권을 배려해 층수를 낮췄다.

서울 R&D센터는 최대 1만여 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서울 R&D센터를 삼성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프트파워’ 연구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서울 R&D센터 개원으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R&D센터로 인력이 대거 이동하면서 기존 건물에 대거 공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사옥에서만 삼성전자 연구개발·디자인 부문 인력이 2천500여명 빠져나가면서 기존 서초사옥과 수원디지털시티에 남은 빈 공간으로 연쇄 인력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08년 11월 서울 태평로에서 서초사옥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를 옮겼다. 총 3개동으로 구성된 서초동 삼성타운은 삼성생명(A동), 삼성물산(B동), 삼성전자(C동)가 쓰고 있다.

디자인경영센터와 연구 인력이 빠져나간 삼성전자 서초사옥 공간에는 공사가 끝나는 내년 1월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가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태평로 삼성본관’을 제외한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매출 호황기에 착공된 건물인 수원 디지털시티 내 R5(수용인원 1만명)와 화성의 부품연구동(수용인원 1만명), 수원 전자소재연구단지(수용인원 3천명) 또한 이곳을 채울 임직원이 충분하지 않아 아직도 공실률이 높다. 수원 디지털시티는 보완이 철저해 외부 임대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력을 수원으로 옮기고, 대신 서울 강북지역의 금융회사를 서초로 옮겨오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임직원 이동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다 서울 R&D센터로 이동하는 인력들마저 연구 인력들의 현업 재배치 이후 입주 직원 수가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여타 건물과 마찬가지로 공실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인력이 입주하면서 개원 당일 별도의 개소식 없이 조용하게 지나갔다. 삼성의 서울 R&D센터가 보여 주는 빛과 그림자는 삼성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또 하나의 가늠자로 비쳐지고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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