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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팔아 ‘재무 개선’ 속도 내는 AK홀딩스, 곳간지기 ‘정석’ 누구? [나는 CFO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22 05:00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 부채비율 400%대 육박
AK플라자서 고준 대표 이어 정석 CFO도 ‘구원투수’로
경기 불황에 참사까지…모태 기업 매각 꺼내든 애경

▲ 홍대입구역 역사에 마련된 애경그룹 사옥 '애경타워'. 사진 = AK홀딩스

▲ 홍대입구역 역사에 마련된 애경그룹 사옥 '애경타워'. 사진 = AK홀딩스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그룹이 모태기업인 애경산업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드라이브를 걸었다.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이 400%대로 향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채무계열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애경그룹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그룹 보유 자산을 처분하게 된 배경이다. 이와 함께 애경그룹은 지난 6월 소방수로 정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하는 등 전방위적인 진화에 나서고 있다.

21일 AK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6월 10일 정석 재무팀장을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했다. 그는 애경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팀 내 재무와 전략, 자금 파트를 이끈다.

1978년생인 정석 CFO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온 후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AT커니코리아와 현대카드 등에서 경력을 쌓다가 애경그룹과는 지난 2018년 8월 연을 맺었다.

당시 애경산업 성장전략팀장을 맡았으며, AK홀딩스 전략기획팀장과 AK플라자 전략본부장 등을 차례로 거쳤다.

정석 CFO는 올 1월 AK플라자에서 AK홀딩스로 신규 발령이 난 고준 대표이사와 호흡을 맞춰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AK플라자 구원투수로도 투입된 바 있다.

이에 정석 CFO를 향한 고준 대표의 두터운 신임이 이번 인사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그만큼 애경그룹 전반에 퍼진 재무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AK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3개의 상장사와 21개의 비상장사를 두고 있다. 상장사로는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애경케미칼이 있다. 비상장사로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AK플라자가 대표적이다.

애경그룹은 최근 매출이 2022년 3조7880억 원에서 2023년 4조4797억 원으로, 엔데믹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엔 4조4883억 원으로 횡보하면서 다소 주춤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내외 경기 불황과 자회사 제주항공 사고가 맞물리면서 역성장에 놓였다.

올 상반기 애경그룹 매출은 1조8829억 원으로, 전년(2조3258억 원) 대비 19.0% 감소했다. 수익성에서는 영업손실 518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회사 외형과 내실 모두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등 주력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애경산업은 내수 침체와 중국사업 악화로, 매출이 전년 3427억 원에서 5.9% 준 3224억 원에 그쳤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매출이 71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6% 줄었다. 애경케미칼 역시 석유화학 업황 부진 여파로, 전년 8568억 원에서 12.9% 내린 7462억 원 매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경그룹의 부채비율은 매해 상승했다. 2022년 294.6%에서 2023년 310.6%, 2024년 328.7%, 2025년 상반기 372.9%로 오르면서 400%대로 향하는 중이다.

올 상반기 기준 애경그룹의 부채총액은 4조4299억 원이다. 총차입금은 2조799억 원으로, 여기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7852억 원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5월 금감원 주채무계열 신규 기업으로 지정됐다. 금감원은 해마다 기업의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주채무계열로 분류해 재무구조를 관리한다.

지난해에는 총차입금이 2조4012억 원,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4063억 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잡았다.

이로써 애경그룹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재무구조를 평가받게 됐다. 평가 결과가 미흡할 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애경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경영난에 처한 자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이어왔다.

제주항공에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유증으로 총 2670억 원을 쏟아부었다. AK플라자에는 601억 원의 유증과 1100억 원의 금전대여를 집행했다.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주력 자회사이자 상장사인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왔다. 애경산업에서 830억 원, 제주항공에서 1540억 원, 애경케미칼에서 500억 원을 합쳐 총 3000억 원에 이르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최근 회사 경영이 전방위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애경그룹은 보유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달 말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컨트리클럽(중부CC)을 리조트업체인 더시에나그룹에 양도했다.

중부CC 인근 유휴부지를 포함해 매각가는 23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어 애경그룹은 모태기업이기도 한 보유 중인 애경산업 지분 전량(약 63%)을 태광그룹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가는 4000억 원대 수준이다. 계획대로라면 애경그룹은 자산 매각으로, 총 7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정석 CFO는 부채비율 400%대로 향하는 애경그룹의 재무구조를 수술해야 한다. 동시에 사업 재정비를 통해 애경그룹 전반에 드리운 경영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고준 대표와 함께 곳간지기로 활약할 정석 CFO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AK홀딩스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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